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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 새만금 물길, 현대건설로 흐르나…그룹발 낙수효과에 이한우式 에너지 전환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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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04. 15:37

AI 데이터센터·태양광·수전해 등 건설 비중 '90%' 넘어
순수 공사비 '4조~5조원' 추산…EPC 역량 총동원 전망
이 대표 'H-Road' 실증 무대 평가…"에너지 디벨로퍼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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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9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그룹 내 시공·인프라 계열사인 현대건설이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AI 데이터센터·수전해 플랜트·태양광 인프라 등 건축·토목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으로 구성된 만큼,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확보할 잠재적 낙수효과가 최소 4조원대 중반에서 최대 5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가 현대건설에는 단순한 계열사 일감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203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에너지 기업 전환' 전략과 정교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다. 원전·수소·데이터센터를 축으로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체질 개선을 선언한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새만금을 국내 첫 통합 실증 무대로 삼아,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계획에 따라 확보하게 될 잠재적 낙수효과는 최소 4조6000억원에서 최대 5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7일 정부 및 전북특별자치도와 체결한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의 총 투자비 9조원 가운데, 건축·토목 공사가 직접 수반되는 사업만 8조4000억원(93%)에 달하기 때문이다.

세부 항목을 보면 △AI 데이터센터(5조8000억원) △태양광 인프라(1조3000억원) △수전해 플랜트(1조원) △AI 수소 시티(4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사업은 모두 대규모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다. 통상적인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시공 비율(사업비의 55~65%)을 적용하면 순수 건설 공사비만 4조6000억~5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룹 내 시공을 전담하는 현대건설이 5조원 안팎의 대형 물량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물론 이 물량 전부가 현대건설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 특성상 복수 시공사가 참여하는 분할 발주 방식이 일반적이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상당 부분 물량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계열 발주 프로젝트에서의 우선협상 지위, 용인 데이터센터 등 대형 AI 인프라 시공 경험을 통한 기술력 검증 등을 감안하면 현대건설 중심의 수주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대부분이 데이터센터와 플랜트 등 고난도 인프라 구축에 집중돼 있어 현대건설의 직접 수혜 가능성이 높다"며 "공사 규모 자체가 워낙 커 향후 수년간 실적의 하방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한우 대표의 에너지 기업 전환 'H-Road' 전략이 새만금에서 본격 실증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현재 미국 웨스팅하우스·홀텍과의 원전·SMR 협력,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 등 글로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여기에 태양광→수전해→수소 공급으로 이어지는 새만금의 '지산지소형 에너지 순환 구조'까지 더해지면 '에너지 생산→저장·운송→활용'의 완결형 밸류체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증되는 셈이다. 나아가 단순 도급 시공에 머물 경우 일회성 공사 매출로 귀결되지만, 사업 기획·지분 투자·운영까지 포괄하는 디벨로퍼 모델을 채택한다면 매출 인식 기간이 10~20년 단위로 확대되며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현대건설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새만금 착공 전까지 수익성 기반과 재무 안정성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2024년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자프라·마잔 등 해외 플랜트 현장의 원가율 부담이 올 상반기까지 잔존할 수 있는 데다, 미국·이란 충돌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에너지 정책 전환 등 현대건설의 핵심 사업 기반과 맞닿아 있는 대외 리스크가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에너지 디벨로퍼로서의 역량 입증도 필수적이다. UAE 바라카 원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EPC 역량은 검증됐지만, 사업 기획부터 금융 조달·운영 수익 창출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토탈 디벨로퍼 경험은 아직 확장 단계에 있다. 2027년 새만금 착공 전까지 금융 구조화 능력과 장기 수익 모델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소와 AI 데이터센터라는 미래 성장 동력 아래 수전해 플랜트와 태양광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예정"이라며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건설 시장의 표준을 제시하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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