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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체계 과시 없이 병력만 동원… 北 ‘핵·재래식 통합’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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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6. 02. 26. 17:49

전문가 "核 실전 운용 단계 전환 시사"
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YONHAP NO-2588>
북한 노동당 제9차대회기념 열병식이 지난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
북한은 제9차 노동당 대회를 기념해 지난 25일 밤 개최한 열병식에서 이례적으로 무기체계 공개 없이 병력만 동원했다.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이후 13차례 열병식 가운데 장비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되어 있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나라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여 가해지는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 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진행된 열병식에는 북한군 각 군종·병종을 포함한 50개의 도보종대와 열병 비행종대가 참가했다. 탱크 장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화력습격사단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던 '해외작전부대종대' '해외공병련대종대'도 행렬에 포함됐다. '조국의 남부국경전선을 철벽으로 지켜선 군단종대'도 등장해 군사분계선 인근 전방부대가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무기체계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선중앙통신엔 '화성포-20형'이나 '극초음속전략미사일' 등 전략무기 종대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공개된 사진에도 ICBM, 탱크, 장갑차, 방사포 등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50개 종대가 참가했다고 보면, 종대당 300여 명 기준으로 약 1만5000명 규모 병력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지난 5년간 개발한 핵과 첨단 재래식 전력의 결합을 통한 핵무력 강화를 강조했으며, 핵무기의 운용을 위한 지원체계 성능개량, 훈련 강화. 교리 발전 등 북한판 핵·재래식 통합(CNI)을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열병식은 무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북한 핵 전략이 '방어적 억제'에서 '능동적 행사와 실전 운용'을 포함하는 단계로 전환했음을 시사한다. 병력 중심의 절제된 연출 속에 공세적 핵교리의 방향성을 분명히 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핵지위를 행사하는 쪽으로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다. 이는 향후 핵무기 실험과 훈련의 정당성 차원과 연동된다"며 "핵 교리의 공세적 전환을 통해, 과거앤 '방어용 억제력'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핵보유국 지위의 철저한 행사'로 유사시 선제타격 가능성을 포함한 능동적 핵 교리를 투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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