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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빗썸, 60조 오지급 사태 와중 ‘취업규칙 개정’ 반강제 동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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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2. 11. 14:01

-130억 미회수 상태서 "직원 서명 압박"
-동의 여부 공개·촬영…사실상 거부 못해
-"자발성 없는 동의, 강요죄 성립 가능"
빗썸이 6일 사내에 공지한 취업규칙 안내.

60조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빗썸이 사고 수습을 완료하지 않은 채 직원들에게 취업규칙 개정을 반강제적으로 진행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약 130억원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가 아닌 직원 통제와 권리 축소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온다. 


1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빗썸은 6일 오후 5시쯤 전사 공지를 통해 취업규칙 개정을 안내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임금피크제 신설(만 55세 이상 연차별 조정률 차등 적용), 성과 기반 급여 조정 체계 도입, 인사 대기자 급여기준 구체화(대기 발령 시 평균임금의 70%로 하향) 등이다. 임금피크제는 만 55세 도달 직원의 정년을 보장하거나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제도다. 성과 기반 급여 조정 체계는 자의적 평가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빗썸은 오입금 사고 이후인 9일 실별 인원이 적힌 종이를 배포한 뒤 근로자들이 '동의(가)/비동의(부)'를 직접 표시하도록 했다. 팀장·실장이 직접 점검하거나 사진·영상으로 촬영해 증빙을 남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의 여부가 모두에게 노출되는 구조로, 사실상 비동의하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종용이 이뤄지는 셈이다. 개별 직원의 동의 여부를 불필요하게 노출해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절차가 효력 상실뿐 아니라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르면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강요나 압박이 개입되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한 변호사는 "자발성이 결여된 동의는 법적 효력이 없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며 "공개적 압박이나 집단 심리를 이용한 동의 유도 행위가 있었다면 형법상 강요죄 성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빗썸 직원들은 사고 재발 방지책보다 인력 관리 규정부터 손보려는 경영진들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한 직원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당일까지 동의하라는 식의 압박성 메시지가 왔다"며 "누가 동의했는지 뻔히 보이고 팀장이 촬영까지 하는 상황이라 거부 의사를 밝히기 힘들다. 어느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비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대규모의 오지급 사고가 터졌는데도 내부 통제와 시스템을 점검보다 취업규칙 개정부터 서두르고 있다"며 "사고 수습보다 직원 통제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빗썸 측은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직원 의견 수렴과 동의 절차를 거쳐 취업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해당 취업규칙 개정은 비트코인 오지급 사건 이전에 기획하고 공지된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동의 서명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빗썸은 6일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약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 발생 20분 만에 이를 인지하고 회수 조치에 나서 전체의 99.7%를 회수했지만 약 130억원 규모는 되찾지 못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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