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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막히니 ‘순금’ 뿌려라”…증권가 RIA 유치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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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2. 06. 17:24

서학개미 자금 236조 회귀 앞두고
순금 10돈부터 최신 IT 기기 동원
1인 1계좌 원칙…선점 효과 절대적
삼성전자 시총 1000조…코스피 상승 마감<YONHAP NO-4387>
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장중 최고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해외주식 마케팅 규제로 돌파구를 찾던 증권사들이 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국내 주식 복귀 계좌) 유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순금부터 고가 전자기기까지 파격적인 경품을 내걸며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규모가 어마어마한 데다 RIA 조건이 특수해서다. 1인 1계좌 원칙으로 인해 먼저 고객을 확보한 증권사가 장기 고객을 선점하는 구조이므로 지금이 고객 확보의 골든타임이란 전략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RIA 오픈 알림 서비스에 참여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순금 1돈(1명)과 0.5돈(2명)을 증정한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 KB증권 역시 순금을 지급하는 RIA 출시 이벤트를 개시했는데, 온라인상에 이벤트 페이지를 공유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순금 10돈(1명)을 지급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오픈 알림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 중 5명에게 아이패드 미니를 증정할 방침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비슷한 수준의 경품을 내놓지 않으면 고객 유치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사들의 유치 경쟁은 국내로 돌아올 해외 주식 규모가 천문학적이라는 계산이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1월 91억4971만 달러(13조4409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올해 2월 기준 1610억3670만 달러(236조5629억원)로 무려 17.6배 폭증했다.

이에 따라 200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로 회귀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관련 시장의 10%만 확보해도 20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게 되고, 이를 통한 수수료 수익과 부가 서비스 수익을 고려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고객의 '충성도'가 강제된다는 점도 RIA 유치에 사활을 거는 또 다른 이유다. RIA는 1인당 단 하나의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여러 계좌가 허용되면 비과세 한도 관리를 위한 시스템 정비가 선행돼야 하므로 당장의 시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 1분기 내에 해외 주식을 처분하고 RIA로 자금을 이전해야 비과세 혜택을 100%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기는 시장 점유율을 결정지을 최대의 분수령이다.

상대적으로 마케팅 예산이 적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무리해서 고가 경품을 내걸기 어려울 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대형사 이벤트에 혹해 계좌를 열고 나면 뒤늦게 좋은 혜택을 제시해도 고객을 뺏어올 방법이 없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RIA가 국내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RIA 역시 자본력이 있는 증권사만 우위를 점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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