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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장기 미제’ 사건… 검경 수사권 조정 후 8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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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02. 02. 17:12

수사권 제한에 보완수사·공소유지 치중
초임검사 비중 확대로 사건 처리 장기화

수사 실무 검사가 부족해지면서 장기 미제사건도 '검찰 캐비닛' 속에 잠들고 있다.

2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검찰청의 전체 미제사건은 지난해 9만6256건으로 2021년 3만2424건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3개월을 초과한 장기 미제사건 역시 약 8배 급증했다. 2021년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첫해로, 검찰개혁 원년이라 볼 수 있다.

미제사건은 기소·불기소 등 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의 사건을 지칭한다. 검찰은 미제사건 수사 기한에 따라 3개월, 4개월, 6개월 초과 등 장기 미제사건으로 분류한다.

장기 미제사건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수사 경력이 풍부한 허리급 검사들의 잇단 사직과 특검 파견이 맞물리면서 수사 공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방 검찰청의 경우 인원 부족으로 초임 검사들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돼 사건 처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일선 검찰청 역량 강화를 위해 법무부·대검찰청 과장, 서울중앙지검 부장 등을 지방청으로 다수 전보했다.

전국적으로 미제사건이 늘어나면서 검사 한 명당 처리하는 사건 수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검사 1명당 1개월 내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은 120~150건 정도인데, 최근 들어 200건에 이를 정도로 사건이 늘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아울러 과거 컴퓨터 중심의 디지털 포렌식이 이제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확대되며 분석 범위와 기술적 요구 사항이 더 고도화되고 있다. 법원의 증거 능력 인정 기준도 엄격해지면서 과거와 달리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장기 미제사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 권한은 사실상 보완수사, 공소유지 등으로 대폭 축소됐다. 즉, 형사사법체계의 한 축인 검찰의 활동 범위가 제한되면서 수사 역시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로스쿨 교수는 "과거에는 부장검사가 미제사건을 엄격히 독려하고 관리했으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들의 권한이 축소돼 수사 의지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한 검찰청에서 근무하는 A 차장검사는 "검찰 내에선 어느 정도 수사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을 배치해 달라는 목소리가 많다"며 "한 부에 서너 명씩 있어야 돌아가는데, 초임 검사 또는 경력이 짧은 검사들이 많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전체 미제와 장기 미제사건이 매년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거와 달리 깊이 있는 수사를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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