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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사실은 아슬아슬한 반도체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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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6. 01. 29. 17:59

새 증명사진
안소연 산업1부 차장
반도체 선도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하는 실적은 그야말로 기록적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활황에 힘입어 한국 기업 역사상 분기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데 이어,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3조원 이상 추월했다는 성적표를 내놨다. 여기까지는 이미 지난해 성적으로 과거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의 배를 뛰어 넘는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127조원, SK하이닉스는 103조원이다. 코스피 5000시대의 주역인 양사의 주가 역시 최고가를 가볍게 뛰어 넘고 있다.

그런데 이 전망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한 점이 보인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가 내후년부터는 다시 정체될 것으로 본다는 시장의 전망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027년 예상 실적은 130조원 수준이고, SK하이닉스도 2027년 111조원으로 올해 전망치에서 크게 성장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 수치는 수시로 변한다. 앞날을 예상할 뿐이지, 이대로 되리라는 법은 없다. 또한 트럼프 시대에 살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리스크가 많은 시기다. 그럼에도 포스트 반도체를 지금부터 찾고 육성해야 한다는 시그널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현재 우리 경제에서 소위 잘 나가고 있는 산업군은 많지 않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정도다. 여행, 화학 등은 이들의 잔치 분위기에 가려져진채 코스피 5000 시대가 무색할 정도로 허덕이고 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지만, 조선 역시 사이클이 있어 불황은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고, 화학은 이제 사이클을 넘어 도생의 길을 반드시 개척해 나가야 하는 여건에 놓였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은 반도체의 축제가 끝난 이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미 주요 기업들은 위기의식을 안고 있다. 이들의 시선은 로봇과 인공지능(AI) 인프라 등에 맞춰져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로봇은 사실 현재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몇년 내 핵심 산업군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는 반도체 제조, 데이터센터 건설, 클라우드 운영 등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자체를 인프라라고 규정하며, 모든 국가가 AI를 전기나 도로처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과 같은 시선으로 대하면 인공지능의 흐름에 뒤쳐지는 건 금방이라는 경고처럼 들린다.

이런 투자가 제대로 진행되려면 제도적 보완과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망 산업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 직감한 유망산업에 대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보조금이나 규제의 방향을 갑자기 전환하는 일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의 반도체 전성시대는 아무리 사이클이 돌아왔다지만 결코 공짜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90년대 우리 정부는 G7 선도기술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목표를 정하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연구를 국가 예산으로 커버한 사례도 있다. 포스트 반도체를 위해서는 기업과 시장의 정확한 판단, 그리고 정부의 적재적소 지원과 인내가 작동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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