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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 상영에 눈 돌리고 있는 한국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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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1. 28. 13:36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내달 아이맥스 상영 확정
관람료 비싸 객단가 높아…'아바타3' 재미 본 이유
특수관용 한국 영화 부족…빨리 성과 내기 어려워
휴민트 아이맥스 개봉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조인성(맨 왼쪽부터)과 신세경,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 '휴민트'가 아이맥스(IMAX)로도 상영된다. 류 감독의 영화가 아이맥스로 공개되기는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제공=뉴(NEW)
한국 영화계가 아이맥스(IMAX) 등 특수관 상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영화팬들의 시들해진 관심을 환기시키고, 할리우드의 '아바타' 시리즈처럼 높은 객단가를 기초 삼아 수익 증대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조인성·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휴민트'의 아이맥스와 돌비 애트모스 버전 상영이 확정된데 이어, '호프'와 '부활남' 등 적어도 서 너 편의 한국 영화가 특수관 상영을 검토중이거나 염두에 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감독의 작품이 아이맥스 버전으로도 공개되기는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아이맥스 DMR(Digital Media Remastering·아이맥스 전용 카메라가 아닌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를 아이맥스 상영 규격에 맞게 변환하는 작업)을 총지휘한 아이맥스 해외 개발 및 배급팀 부사장 크리스토퍼 틸먼은 "극중 무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차가운 스카이라인부터 숨 막히는 액션의 열기까지, 아이맥스는 모든 장면에 한층 확장된 스케일과 선명도를 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설 연휴를 겨냥해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펼쳐지는 남북의 치열한 물밑 대결을 그린 제작비 230억원 규모의 첩보 액션물로, 조인성과 박정민 외에 신세경과 박해준이 출연했다.

오는 7월 개봉 예정으로 순 제작비만 500억원대에 이르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 '호프'도 아이맥스와 돌비 시네마 등 다양한 방식의 특수관 상영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한 주요 관계자는 지난 27일 "작품의 성격이나 사이즈를 고려한다면,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귀띔해 '호프'의 특수관 상영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호프 부활남
영화 '호프'(왼쪽 사진)와 '부활남'도 특수관 상영을 예고하거나 염두에 둘 것으로 전해졌다./제공=메가박스 중앙·롯데컬처웍스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무려 10년만에 선보이는 '호프'는 순경 역의 황정민과 사냥꾼 역의 조인성, 할리우드 연기파 커플인 마이클 패스벤더 - 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 '오징어게임'의 정호연 등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잡아채고 있다. 그러나 비무장지대 마을에 미지의 존재가 나타난다는 대략의 내용 말고는 줄거리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공개된 게 없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같은 날 롯데컬처웍스 측은 "올해 배급 예정인 한국 영화 5편 가운데 특수관 상영을 확정한 작품은 아직 없다"면서도 "상반기 중 공개를 계획중인 '부활남'이 특수관 상영작으로 적당할 것 같다"고 밝혀 '부활남'의 특수관 상영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부활남'은 죽은 뒤 72시간이 되면 부활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취업 준비생 '석환'(구교환)이 정체불명의 세력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물이다.

최근 2년간 아이맥스 개봉작은 2024년 '하얼빈'과 지난해 '어쩔수가없다'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처럼 한국 영화계가 특수관 상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려 는 이유는 줄어든 관객수로 떨어진 수익성을 비싼 관람료로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 찾을 수 있다. 주말 기준 특수관은 관람료가 일반관보다 5000원 가량 비싼 2만원 안팎으로 책정돼 있어, 특수관 상영을 병행하는 영화가 훨씬 높은 매출을 올리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에서 상영 40여 일 동안 660만명이 관람한 할리우드 3D 블록버스터 '아바타: 불과 재'가 벌어들인 금액은 770억원에 이르지만 2022년에 공개됐던 '공조2: 인터내셔날'은 '아바타…'보다 많은 698만명을 동원하고도 매출액 709억원에 그쳤다. 2022년은 복합상영관 3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일제히 관람료를 인상했던 시기다.

문제는 특수관에 걸 만한 한국 영화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오랜 불황으로 제작 편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큰 화면과 좋은 음질,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좌석에 어울리는 작품들은 더 줄어든 탓이다. 그래서 특수관 상영의 성과를 확실하게 거두기 위해서는 영화 산업이 전반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인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아이맥스는 제작사나 투자·배급사가 DMR 비용을 대지 않는 대신 캐나다의 아이맥스 본사가 직접 작품을 골라 DMR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상영을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걸림돌이 있다.

이에 대해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 '휴민트'의 제작사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전국의 아이맥스 상영관은 모두 24개로, (우리나라에서) 아이맥스는 (아직까지) 작품 내외적 완성도로 뭔가 어필하고자 할 때 유의미한 상영 방식"이라고 밝혀 특수관 상영을 수익 개선책의 일환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이견을 제시했다. 한 복합상영관 관계자는 "가정용 TV의 화질과 음질이 웬만한 극장 뺨칠 만큼 좋아진 지금, 극장들은 특수관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며 "결국은 한국도 할리우드의 뒤를 쫓아 소수의 특수관용 작품이 영화 산업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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