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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29일 ‘운명의 동시 실적’ 발표…AI 메모리 왕좌 쟁탈전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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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28. 08:26

'슈퍼노멀' 이익 구간 진입…AI발 공급 부족에 되찾은 '가격 결정력'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독주 속 삼성 '맹추격'…엔비디아 HBM4가 승부처
"다음 승자는 누구"…3배 뛴 SK 비중 줄이고 삼성 담는 외국인
삼성전자, 사상 첫 12만원 돌파…하이닉스도 역대 최고가
2025년 12월 30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중 최고가가 표시되고 있다./연합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29일 같은 날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하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를 인공지능(AI) 메모리 칩을 둘러싼 고위험 경쟁의 최신 국면으로 평가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얽혀온 역사 속에서도 드물게 같은 날 이뤄지는 양사의 4분기 실적 발표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 경쟁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 발표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실적이 첨단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전자산업 전반의 흐름을 반영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5일 최근 메모리 주식 랠리를 AI 붐 속에서 자금이 빅테크에서 메모리로 이동한 결과라며, 칩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insatiable) 수요와 공급 부족이 결합해 메모리가 AI 시스템의 구조적 병목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HBM4
미국 네바다주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전시회 CES 개막 3일차인 8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HBM4./연합
◇ '불가능해 보였던 이익'…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

블룸버그는 과거 급격한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로 정의됐던 메모리 산업이 이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는, 확연히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주가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9월 초 이후 약 130% 상승, 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기간 약 3배 급등했다.

FT는 지난해 8월 이후 샌디스크의 주가가 1100% 가까이, SK하이닉스 주가가 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과 함께 같은 기간 3배 급등했다고 전했다.

◇ 4분기 실적 예측, 2배 급등 SK하이닉스 'HBM 효과'...50% 이상 증가 삼성 '전면 반등'

블룸버그 그래픽과 컨센서스 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SK하이닉스의 개선 폭이 가장 가파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16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두배 증가, 매출은 31조1000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엔비디아와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진보된 버전인 HBM3E에서의 지배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반등이 실적 전반으로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 반도체(DS)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10조8500억원이 예상된다. 삼성은 이달 초 예비 실적을 통해 약한 가격과 과잉 재고로 압박받던 메모리 사업이 다시 살아났다는 신호를 이미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약한 가격과 과잉 재고로 오랫동안 압박받던 메모리 사업이 다시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 '슈퍼노멀 이익' 환경…가격 결정력 강화

블룸버그는 DRAM과 NAND 모두 기록적인 공급 부족 상태에 놓이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티머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 책임자는 이러한 초정상적인(supernormal) 이익 환경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AI가 더 많은 산업으로 확산될 경우 "이 사이클이 더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충분한 논거가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분기 영업익 20조'
8일 찍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연합
◇ HBM 경쟁의 본질…SK하이닉스는 방어, 삼성은 HBM4로 추격

경쟁의 핵심은 HBM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HBM3E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확실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차세대 HBM4를 통해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의 HBM4는 엔비디아의 차기 플래그십 '루빈(Rubin)' 프로세서와 통합될 계획이며, 엔비디아 인증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누스 헨더슨의 리처드 클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삼성이 글로벌 D램 생산능력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결국 삼성 제품을 인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가정이었다"며 "최대 메모리 공급자의 지원 없이는 엔비디아의 성장 로드맵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외국인 자금 흐름…삼성 '추가'...SK하이닉스 '축소'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는 반면, SK하이닉스 비중은 줄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4분기 실적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HBM 효과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반면, 삼성의 실적 반등은 이제 본격화되는 구간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올해 DRAM의 평균 판매 가격이 120% 상승하고 NAND는 9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56%,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20%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오전 9시에, 삼성은 같은 날 오전 10시에 실적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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