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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式 힘의 논리… “관세부과, 동맹 관리수단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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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27. 18:04

한미동맹, 상호협력 대신 전력자산 인식
미중 패권경쟁속 加 100%·韓 25% 압박
기술 경쟁력·외교적 선택 사이 고민 ↑


과거부터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는 상호 협력의 틀로 작동하던 한미동맹이 '트럼프식 외교'에서 주권의 문제까지 흔들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을 패권경쟁에 활용하는 전략자산으로 인식하면서 외교적 자율성이 제한되는 동시에 산업 전략이 외교 변수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2기, 동맹은 더 이상 파트너십이 아니라 거래적 관례, 또는 계약적 관계로 여겨진다. 동맹의 정책 결정 과정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조정이 대상이 됐다. 관세 부과는 경제 정책이 아니라 동맹을 관리하는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한국산 자동차·의약품·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며 한미 관세 합의를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발표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한국 국회의 비준 미이행'을 이유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동맹을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 변화가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앞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전통의 우방' 캐나다를 관세로 압박했다. 캐나다가 새로운 특혜관세율 6.1%를 적용해 중국산 전기차(EV) 4만9000대를 수입키로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과 제품에 즉각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캐나다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100% 압박은 '중국과 손잡으면 동맹도 예외 없다'는 것을 전 동맹에게 알린 경고라는 것이다.

한국을 향한 발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올해로 73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가치와 신뢰는 판단기준에 들어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오로지 합의된 조건의 이행 여부와 비용 분담에 의해서만 판단됐다.

외신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즉각적인 관세 집행보다는 협상 압박 성격으로 해석했다.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한국의 호응 부재가 원인이라며 '상호주의' 원칙에 방점을 찍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그가 동맹국을 포함한 상대국에 동일한 거래 논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한국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현대차 주가는 장중 최저 45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전날 대비 6.8%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한국 시장이 흔들릴 만큼 한미동맹의 연결고리는 깊다. 문제는 한미동맹의 깊은 연결고리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압박의 도구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식 관세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동맹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기술 이전을 요구해왔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접근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수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제한받았다. 한국은 기술 경쟁력과 외교적 선택 사이에서 막대한 비용을 떠안았다.

앞으로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동맹은 안정되지만 자율성은 축소되고, 거부하면 경제적·안보적 압박이 뒤따르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위비 분담, 반도체·배터리 정책, 대중·대북 전략 등 주요 현안이 동시에 맞물린 한국에게 미국이 요구하는 '청구서'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지환혁 기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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