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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럼 서기장은 '안정'보다는 '돌파'를, '내치'만큼이나 '국제적 책임'을 강조하며 향후 5년 베트남이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했다.
럼 서기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당 96년 역사의 빛나는 이정표"라고 자평하면서 차기 지도부의 국정 기조로 단결·민주·기강·돌파·발전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평화롭고 독립적이며, 민주적이고 부강한 사회주의 베트남을 향해 굳건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럼 서기장은 이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당내에 고도의 합의가 이뤄졌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파벌 간 이견을 봉합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럼 서기장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의결한 결의안 실행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베트남 관료사회의 고질병인 실행력 부족을 정면으로 인정했다. 그는 "(그간의) 결의안들은 훌륭했지만 조직과 실행이 늘 가장 약한 고리였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오늘 즉시 정치국 지시 1호를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상적으로 당대회 종료 1~2개월이 지나서야 첫 지시가 내려오던 기존의 관행을 깨버린 것이다. 럼 서기장은 아울러서 모든 정책에 담당자와 마감 기한을 명시하는 책임 행정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미·중 갈등과 세계 분절화 속 베트남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국방·안보·외교를 국가의 3대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고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평화와 발전을 원한다면 외부를 향해 문을 열고 세계적 통합에 나서야한다"면서 베트남의 기조가 "수용에서 기여로, 전면적 통합으로 전환됐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제 통합 없이는 인류의 현대 과학기술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지식 경제·디지털 경제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세계와 더 깊숙이 연결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베트남이 앞으로도 개방형 경제 노선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럼 서기장의 기자회견은 원론적인 당의 입장을 설파하던 따분한 기자회견과는 달랐다. 거창한 수사 없이,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 답변에서 실행력을 중시한다는 럼 서기장의 거침없는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베트남을 더 이상 개발도상국의 틀에 가두지 않고,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중견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럼 서기장 2기 체제의 거대한 실험이 닻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