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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2.5리터가 0원?”…1.6조 푼 쿠팡, 보상 개시 첫날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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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15. 16:23

15일 개인정보 유출 보상 개시
생필품 반색…평가는 분분
"정보 유출은 화나지만, 당장 0원이라니 일단 주문했습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 명에게 '1인당 5만원 구매이용권' 지급을 시작하면서 소비자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생필품과 배달음식을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구매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이를 보상이 아닌 재구매 유도용 마케팅으로 보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 오전부터 '고객님께 구매이용권을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총 4종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고 있다. 고객이 앱에 접속하면 지급 대상 여부를 먼저 확인하도록 한 뒤, 문자와 이메일로도 이용권을 순차 안내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결제 단계에서 보상금이 자동 적용되도록 설계하면서 5000원 이하 생필품이 '0원'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번에 지급되는 이용권은 로켓배송 등 전 상품에 쓸 수 있는 5000원권을 비롯해 쿠팡 트래블 숙박·티켓(2만원), 알럭스(A.LUX) 뷰티·패션(2만원), 쿠팡이츠(5000원) 등이다. 고객 ID당 1회 발급되며, 쿠팡이츠 이용권은 해당 앱에서 직접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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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접속 시 할인 쿠폰이 자동 적용돼 금액이 표시된다. / 쿠팡 캡처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괘씸하지만 0원 뜬 걸 보니 안 살 수가 없다" "세제 2.5리터가 공짜라 일단 주문부터 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그러나 일각에선 "피해 보상을 재구매를 유도하는 쿠폰으로 때우려 한다" "나중에 제대로 보상받으려면 쿠폰 써선 안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쿠팡이츠의 경우 최소 주문 금액이 낮은 '딱 1인분'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입점 업체들의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쌀국수가 3000원대, 피자 한 판이 4000원대에 노출되면서 1인 주문 수요가 늘었다는 반응이다.

'마케팅 상술'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쿠팡은 5000원, 2만원 전후의 상품군을 확대했다. 쿠팡 트래블에선 2만원 미만 전시·체험 티켓이 700여 종 등록됐고,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에선 5000원 이하 상품이 14만 개 이상 확보됐다. 알럭스 역시 2만~3만원대 프리미엄 뷰티·패션 상품 400여 종 이상으로 구성했다.

쿠팡은 이용권을 별도로 선택하지 않아도 결제 과정에서 자동 적용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에 따라 검색 단계부터 이용권이 적용된 가격이 노출되고, 결제 화면에서는 적용 여부를 확인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쿠팡 측은 "고객이 매번 쿠폰 사용을 고민하지 않도록 쇼핑 환경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살 물건이라면 이용권이라도 쓰자"는 현실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보상액이 2만원인 알럭스와 트래블 부문을 중심으로 구매 방법을 정리한 게시글이 공유되며, '헤라 글로스를 1만원대에 사는 법' 등 구체적인 활용 사례도 등장했다.

이번 보상에 투입되는 비용은 약 1조685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쿠팡의 지난해 3개 분기 순이익 합계의 4배를 웃도는 막대한 규모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 이탈하려는 고객의 발길을 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보상은 정보 유출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막대한 자본력으로 덮으려는 시도"라며 "보상의 실질적인 효과는 이용권 사용 기간이 끝난 뒤 고객들이 플랫폼에 계속 남을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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