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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반도체 안보’ 빅딜… 대만에 관세 인하하고, TSMC 팹 5곳 추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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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13. 07:26

미, 대만산 관세 20%→15% 인하 합의 임박… 한국·일본 동일
TSMC,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팹 5곳 추가 건설
AI·국방 핵심 칩 '미국 생산' 가속
무역확장법 232조 안보 관세 면제 실리 챙겨
TAIWAN-TECHNOLOGY-SEMICONDUCTOR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 난쯔(楠梓)과학기술산업단지 내에 있는 TSMC의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공장으로 2025년 12월 23일 찍은 사진./AFP·연합
미국과 대만이 미국의 대만산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무역협상을 곧 타결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결합된 무역 합의로 평가된다.

이르면 이달 중 공식 발표될 이번 합의에는 미국이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한국·일본과 동일한 수준인 15%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NYT가 복수의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 협상은 세부 조율을 마치고 최종적인 법률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미, 대만산 관세 20% → 15%… 한·일 수준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은 현재 대만산 제품에 적용 중인 20%의 관세를 15%로 인하하게 된다. 이는 앞서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협상을 타결한 한국과 일본에 적용되는 세율과 동일하다.

앞서 한국은 3500억달러,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상호관세율 인하를 확보한 바 있다. NYT는 한국과 일본의 대(對)미국 투자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미국 내 조선·원자력 에너지·전자 및 핵심 광물 분야에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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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찍은 대만 타에베이(臺北)의 대만증권거래소(TSE) 내부 모습./EPA·연합pa12627853 A person trades on a smartphone inside the Taiwan Stock Exchange office in Taipei, Taiwan, 05 January 2026. TSMC shares
◇ TSMC, 애리조나에 공장 기존 계획의 2배, 최소 5개 추가 건설 합의

이번 협상의 핵심이자 대만이 제시한 주요 '반대급부'는 TSMC의 미국 내 투자 대폭 확대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팹) 5개를 추가로 증설하기로 약속했다.

TSMC는 이미 2020년 이후 애리조나에 공장 1개를 완공했으며,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두 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다. 당초 TSMC는 여기에 더해 향후 수년 내 4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최소 5개 공장을 더 짓기로 합의했다. 이는 애리조나 내 TSMC의 생산 시설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약 두 배로 늘리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TSMC는 이를 위해 최근 애리조나에서 또 다른 부지를 매입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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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지성 대만 국방부 총참모부 정보국 부참모장이 2025년 12월 30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진행된 중국군의 대만 주변 군사훈련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만 해협 인근 지도를 가리키고 있다./로이터·연합
◇ 중국 리스크와 공급망 안보… '섹션 232'의 반도체·전자제품 관세 제외 카드

이번 합의의 배경에는 중국의 위협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해소라는 미국의 안보적 우선순위가 깔려 있다.

NYT는 "대만이 컴퓨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두뇌인 반도체 생산을 세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면서도 "'대만이 중국에 속한다'는 중국 정권의 주장을 고려할 때 대만에 더 의존하는 것은 점점 더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와 기업 경영진은 중국의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전자제품·자동차·무기류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일부 품목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관세 대상으로 분류하고,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을 그 대상에서 제외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지렛대로 활용했다.

NYT는 "행정부 관리들이 국내(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번 TSMC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이러한 미국의 압박과 유인책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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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사령부가 대만 남부 해역을 겨냥해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사령부가 2025년 12월 30일 공개한 사진./로이터·연합
◇ NYT "미-대만 무역합의,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순위 투자 확보"...글로벌 반도체 산업, 미 중심 재편 가능성

이번 협상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 교환을 넘어선다. 반도체는 대만 전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고부가가치를 지닌 칩은 TSMC의 20여개 공장 네트워크에서 생산된다.

미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AI·국방·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로 대거 유치하게 됐고, 대만은 대미 수출 관세를 동맹국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순위를 충족시키는 투자 약속과 거래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대만 정부는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무역 논의를 마쳤으나, 상무부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및 TSMC의 투자 계획에 관한 논의를 계속해 왔으며 최근에야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타결로 한국·일본에 이어 대만까지 대규모 대미 투자 대열에 합류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지형은 미국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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