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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펑펑 쓰고, 제 식구 감싸고… 비리·방만경영 불거진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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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1. 08. 17:52

농식품부, 농협 특별감사 중간 결과
해외 출장 숙박비 상한액 초과 집행
성희롱·업무상 배임 등 봐주기 징계
감사 중 임직원 비위 2건 수사 의뢰
농협중앙회가 강호동 회장의 해외 출장 숙박비를 4000만원 초과 집행하면서도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는 등 자금·경비 집행을 부실하게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농협 비위는 성희롱·업무상 배임 등에 대한 '내 식구 감싸기'식 온정 처분과 내부통제 기구 부실 운영 등 65건 집계됐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와 본부·공공기관 직원 등 총 26명을 투입해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농식품부 홈페이지를 통해 '농협 익명제보센터'도 지난해 말까지 운영, 관련 제보를 총 651건 접수받았다.

특별감사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두 곳에 감사장을 설치해 동시에 진행됐다. 그간 농식품부는 3년 단위로 본부 직원 5명을 투입해 2~3주간 종합감사를 실시해 왔지만 이번에는 5배가 넘는 인력이 4주 동안 동원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중앙회 43건·재단 22건)에 대해 확인서를 징구한 상태다. 향후 사전통지 및 이의제기 등 절차를 거쳐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감사 주요 내용을 보면 강호동 회장은 해외 출장 시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머물며 숙박비 상한액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회장 숙박비 상한액은 250달러(약 36만2350원)로 정해져 있음에도 1박당 최대 186만원을 초과 집행했다. 5차례에 걸친 해외 출장 당시 숙박비 상한을 모두 지키지 않아 총 4000만원이 초과 지출됐다.

또한 농협은 강 회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농협회장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해당 내역을 공개해야 하지만 업무추진비 카드가 비서실에 배정된 것이라는 이유로 의무를 미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조합감사위원회 등 내부통제 기구도 부실하게 작동됐다. 조합감사위는 회원조합의 문책사항에 대해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징계심의회를 소극적으로 운영, 성희롱·업무상 배임 등 중징계 사안에도 조합장에게 견책을 부과하는 등 '온정 처분'을 진행했다.

농협이 임직원 범죄행위를 덮은 정황도 파악됐다. 2022년 이후 집계된 징계 21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6건은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 개최도 없이 고발을 실시하지 않았다.

특별감사 외부 위원으로 참여한 윤종훈 회계사는 "농협중앙회는 재계 순위가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며 "다만 일반 기업에 비해 시스템이나 담당인력 전문성이 상당히 뒤처져 있다. 다들 모바일 앱(App)으로 길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 종이지도를 들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혐의점 2건에 대한 수사 의뢰도 지난 5일 진행했다. 농협중앙회 임직원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 지급 의혹 및 농협재단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이다.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한 38건(중앙회 37건·재단 1건)에 대한 감사도 지속한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농업계,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농협개혁추진단(가칭)'을 구성하고, 비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남은 사안을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합동감사체계'도 마련한다.

김종구 차관은 "그간 농협 감사에서 농식품부가 소극적이지 않았으냐는 지적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농협이 농협다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번 감사를 계기로 근본적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호동 회장과 지준섭 부회장은 이번 감사 관련 농식품부의 대면 문답 요청에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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