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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폭행·강제근로…계절노동자 인권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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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1. 07. 15:34

단기 체류·고용주 종속 구조 속 인권 침해 반복
임금 체불·열악한 숙소·브로커 개입까지 구조적 문제
신고하면 귀국 우려…노동권 보호 장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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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외국인 계절 근로자/연합뉴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합법적으로 일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전남 영광에서 일하는 계절노동자 A씨(30대)는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노동 현실을 이렇게 털어놨다. 쉬는 날 없이 일해도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문제를 제기하면 "다음 시즌에는 부르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숙소는 난방도 되지 않는 컨테이너였고, 외출조차 눈치를 봐야 했다. A씨는 "체류자격이 고용주에게 묶여 있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신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어업 분야에서 일한 계절노동자 B씨(40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중간 소개자에게 수수료를 내고 한국에 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과정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들었다"며 "이미 돈을 낸 뒤라 돌아갈 수도 없었다"고 했다. 작업 환경은 위험했지만 안전교육은 형식적이었고, 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농·어촌을 지탱해 온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체류·순환 고용 구조 속에서 폭행과 강제근로, 열악한 숙소 제공, 브로커 개입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는 농·어촌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일정 기간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지만, 고용 기간이 짧고 체류자격이 불안정한 구조 탓에 노동권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 안전장비 미지급은 물론 숙소를 이유로 한 통제와 괴롭힘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할 경우 계약 해지나 귀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노동자들의 입을 막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고용노동부(노동부)와 법무부, 지방자치단체가 1월 8일부터 3월 31일까지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고용한 농·어가를 대상으로 범정부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폭행·강제근로 등 중대 위반은 즉시 제재하고, 주거·생활여건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적과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계절노동자를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 통합 보호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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