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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신용 점수 하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DB 분석에서도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늘어났지만 중·저신용자 비중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 시장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중·저신용자들은 이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당장 생활자금 마련이 급한 대출 수요자의 문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KCB 신용점수 960점대, NICE 890점대인 연 소득 4000만원의 한 직장인조차 300만원 수준의 소액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쉽지 않았다는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신용 회복 정책 확대가 이 같은 대출환경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 회복 정책 확대로 고신용자 비중이 늘면서 신용등급의 변별력이 약화됐다"며 "연체 정보 삭제 이후 고신용 등급을 회복한 차주에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사례가 나타나 대출 심사를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제도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위험 판단이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고금리 부담 완화를 내세운 정부 정책에 맞춰 금융권은 저신용자 대상 금리상한제 도입에도 나섰습니다. 이 또한 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준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립니다. 신용이 낮을수록 위험을 반영해 금리가 높아지는 금융 구조상 수익성과 위험 부담을 이유로 은행이 대출 자체를 꺼리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도권 금융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그 밖의 영역으로 밀려나는 수요도 늘어납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1~11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상담은 1만654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속 강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제도권 금융에서 흡수되지 못한 수요가 너무나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읽힙니다.
신용 회복은 포용금융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취약계층의 재기를 돕기 위한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중·저신용자들의 금융 접근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징후가 포착됩니다. 신용 회복 정책이 결과적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도권 대출의 문을 닫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점검이 필요합니다. 포용을 위한 정책이 현장에서는 배제로 작동하지 않도록 제도의 공백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