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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 中 자동차 산업…내년 ‘파산 원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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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29. 14:10

상전벽해 中 자동차 산업 경쟁력 대단
부정적 면들도 산적, 흑자 업체 희소
내년 최대 100여 개 업체 파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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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도시 충칭(重慶)에 소재한 창안(長安)자동차가 최근 생산한 전기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늘어선 모습. 중국 자동차 업계에 파산 열풍을 몰고올 고질병인 과잉 생산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메이르징지신원.
현재 거의 이전투구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내년에는 '묻지 마 투자'의 부작용으로 인해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파산 열풍에 휩쓸려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내년이 '파산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을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은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 산업 선진국이라고 하기가 진짜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극도의 공정 단순화가 특징인 전기자동차 생산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달라졌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 40여 개를 포함한 크고 작은 업체의 수만 올해 상반기 기준 무려 350개 전후에 이르고 있다. 압도적인 세계 1위라고 할 수 있다.

생산량과 판매량, 수출량도 비견될 만한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각각 4000만 대와 800만 대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50만 대 이상 수출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의 경우는 글로벌 경쟁력도 자랑한다. 이 정도 되면 중국 자동차 업계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 양상이라고 해야 한다. BYD(비야디比亞迪) 같은 몇몇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너 나 할 것 없이 생존경쟁에 직면해 있는 탓이다. 실제로도 현재 이들은 아무리 크다 해도 한도는 있기 마련인 내수 시장을 놓고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수출에서도 거의 똑 같은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둘러 경쟁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차입을 통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현실까지 감안하면 산업 전반에 '파산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계의 고질병인 과잉 투자 및 생산 경향 역시 상황을 더욱 절망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줄기 빛이었던 정부 당국의 전폭적 지원이 지금은 거의 끊어졌다고 해도 좋은 현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내년 업황이 상당히 비관적인 것은 설상가상이라고 해야 한다. 모건 스탠리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우선 국내 시장이 올해에 비해 최소 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은 미국에 더해 EU(유럽연합) 회원국들까지 대중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견제에 본격 나설 경우 올해보다 실적이 훨씬 나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당연히 업체들은 이런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제 살 깎아먹기 판매나 밀어내기 수출이 올해 초부터 업계의 관행이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업체들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노력한다 해도 업계에 짙게 드리워진 '파산의 그림자'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최소 50개, 최대 100여 개 업체가 내년 이후부터 줄줄이 파산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창조적 파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출혈이 크다고 해야 한다. 내년이 중국 자동차 산업이 직면할 '파산 원년'이 되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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