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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G는 최근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호주 BHP 그룹의 철광석 제품 일부에 대해 중국 철강사와 트레이더들의 현물 구매 제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급업체의 여러 제품을 동시에 제한한 것은 처음으로, 중국이 시장에 가하는 압박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북서부에 있는 BHP 광산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대부분이 이번 협상 중인 계약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전체 철광석 수요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로이터가 철강 및 광산업 경영진,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 3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 CMRG가 이전보다 공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철강업체들은 기대했던 만큼의 가격 인하나 계약 조건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MRG의 BHP 대상 협상 방식은 리오 틴토, 포르테스큐, 브라질 발레와의 향후 거래에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시드니의 RBC 애널리스트 칸 페커는 분석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철광석 채굴업체들이 누려온 약 80% 수준의 높은 이윤 구조를 낮추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전략을 다듬어 가는 과정에서 CMRG는 일부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시행착오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중국은 2022년 CMRG를 출범시켜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이라는 지위를 활용, 고수익을 올리던 광산업체들과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극도로 낮거나 적자에 가까웠던 상황에서 광산업체들의 높은 이윤은 불만을 키웠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매켄지의 추정에 따르면 CMRG는 현재 중국 연간 철광석 수입량 12억 톤 이상 중 절반이 넘는 물량에 대해 제철소를 대신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가격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지난해 7월 이후 톤당 10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해 왔다. 우드매켄지는 2026년 가격을 톤당 98달러, 2027년에는 95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2028년부터 서아프리카 기니의 대규모 시만도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전 세계 공급의 약 7%를 차지하게 되면서 시장에 약 6500만 톤의 잉여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CMRG가 협상에서 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만도우 프로젝트의 최대 지분 보유자는 중국 기업들이며, 그 뒤를 기니 정부와 22.5% 지분을 가진 리오 틴토가 잇고 있다. 칸 페커 애널리스트는 "시만도우의 생산 확대는 시장 구조가 변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철광석을 공급하는 호주의 지배적 위치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판단은 여전히 신중하다. 중국이 공급을 압도적으로 장악하지 못하는 이상, 시장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리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이 나온다.
포르테스큐 임원 출신 가우탐 바르마는 "중국은 CMRG가 더 강력해지길 바라지만, 지금까지는 여전히 기본적인 시장 원칙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