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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 실탄 쥔 ‘한화 3남’ 김동선… 독자경영 생존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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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2. 18. 18:01

한화에너지 지분매각·비핵심자산 정리
신사업 공격투자·M&A로 경쟁력 '업'
일각선 "3형제 계열분리 준비" 관측도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유통·푸드·로봇 사업을 축으로 독자 경영 체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과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병행하며, 사업 외형 확대와 현금 창출 능력 강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급식·식자재 유통업체 아워홈 인수를 기점으로 관련 시장에 재진입한 데 이어,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 지분 15%를 매각해 825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는 지난 4월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한화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향후 신사업과 M&A에 활용할 투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여세는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한다.

재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김 부사장이 독자 경영 체제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분 확대를 통한 지배력 강화보다는 현금 확보에 무게를 두고, 당장 구조를 바꾸기보다 스스로 사업을 굴리고 확장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먼저 다지겠다는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독자 생존 전략의 중심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있다.

김 부사장은 이 회사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아 신사업 발굴과 M&A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워홈 인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8700억원을 투입해 아워홈 지분 58.62%를 확보하며 단숨에 유통·푸드 사업의 외형을 키웠다. 이는 2020년 급식·식자재 유통 부문(현 푸디스트)을 매각한 이후 5년 만의 재진입으로,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아온 '푸드테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아워홈의 100%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가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를 이번달 완료했다. 1200억원에 진행된 인수 건이다. 또 지난 9월 서울 5성급 리조트 '안토(옛 파라스파라)'를 유상증자 금액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에 인수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재무 부담은 불가피하게 커진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75.2%에서 2024년 말 193.3%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말 기준 208.3%까지 늘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는 약 6922억원의 유출이 생겼다. 아워홈 등의 인수대금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자산 효율화를 위한 정리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들여온 파이브가이즈 사업을 시장 추산 600억~700억원대에 내년 상반기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31일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소공동 한화빌딩 소유 지분을 약 800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유동성을 높이고, 이를 다시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중장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안정되면 재무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통해 한화갤러리아는 명품관 리뉴얼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추가 M&A에 대한 가능성도 있어,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

김 부사장이 개인 지분(16.85%)을 보유한 한화갤러리아 역시 중요한 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아워홈 등 경영을 맡고 있는 계열사 중에 유일한 상장사다.

김 부사장의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 소식에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전날에는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도 6.93% 오른 1543원에 마감했다. 김 부사장이 관여하는 계열사의 신사업 확대와 투자 여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삼형제가 각자의 사업 영역을 중심으로 독립 경영을 넘어 계열분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당분간은 사업 경쟁력을 축적하며 선택지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계열 분리는 아직 급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로봇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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