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시간 소폭 늘었지만…이용자 반발
사용성 안정되면 기술 고도화 속도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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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내 이뤄 질 업데이트에서 친구 목록을 첫 화면에 배치하고, 친구 소식이나 피드형 콘텐츠는 이용자가 원할 때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게 핵심이다. 메신저의 기본 이용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콘텐츠 소비 기능을 분리해 제공하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월간활성이용자(MAU)가 50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 특성상 업데이트는 순차적으로 적용되며 앱 심사 기간 등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가 짧은 기간 내 방향을 수정한 배경에는 메신저의 본질과 수익화 실험 간 균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광고·커머스·콘텐츠 노출을 확대하며 체류 시간을 늘리려 했지만, 친구탭 개편 이후 메신저 사용성이 저하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플랫폼 확장 전략이 사용자 경험 관리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조정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이용자 지표만 놓고 보면 카카오톡의 기반이 크게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와이즈앱·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개편 직후인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MAU는 4797만명으로, 8월 대비 감소폭은 0.4%에 그쳤다.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체류 시간 측면에서는 오히려 일부 긍정적인 효과도 확인됐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카카오톡 친구탭과 숏폼 중심 화면의 이용 시간은 3분기 평균 대비 증가했으며, 전체 카카오톡 이용 시간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지표만 보면 개편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카카오가 인터페이스를 되돌린 것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신뢰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이 가진 네트워크 효과와 대체재 부재로 인해 이용 행태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사용자 피로가 누적될 경우 향후 서비스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카카오가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카카오의 업데이트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복원을 통해 사용성이 다시 안정되고, 그 안에서 AI 기능 고도화나 카나나 같은 신규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번 인터페이스 조정 이후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중장기 수익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픈AI와 협업한 '챗GPT 포 카카오'를 시작으로 카카오톡 내 AI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개인화된 AI 비서 서비스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과 관련 에이전트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AI·에이전트 서비스가 메신저 이용 흐름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결합될 경우, 구독·광고·커머스 등 다양한 형태의 수익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다변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들이 결과적으로 사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