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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학, 외국인유학생만 학비 인상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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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2. 12. 17:59

日문부과학성의 외국인 배타 입장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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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에서 수험생들이 입학시험을 치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국립·사립대가 외국인 유학생 수업료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문부과학성의 제도 변경이 있다. 일본 국립대의 학부 수업료는 원칙적으로 연 53만 5,800엔이라는 '표준액'을 기준으로, 각 대학이 이 금액의 1.2배까지(64만 2,960엔)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지금까지는 일본 국적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에게 동일한 금액을 적용하는 것이 제도 설계와 관행 모두에서 기본이었다.

12일 아시아투데이가 만난 와세다대학의 한 외국인 교수는 외국인유학생 학비인상 방침과 관련해 "외국인에 배타적인 문부과학성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는 도호쿠대가 외국인 학비 인상과 관련해 제일 앞장 서고 있다"고 말했다. 도호쿠대가 정보 보조금을 받고 입장에서 문부과학성의 방침을 거스르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2024년 일본 문부과학성은 국립대 수업료를 정하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일본인과 외국인 유학생의 수업료를 분리해 책정할 수 있는 여지를 명확히 했다. 이 개정으로 "유학생만 인상"이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유학생에게 적용되는 실질 상한을 크게 넓히는 방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문서 상으로 "상한 완전 폐지"로 규정된 것은 아니며, 국립대 재량 확대라는 틀 안에서 유학생 부분에 추가 탄력성을 부여한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도호쿠대는 이러한 제도 변화 위에서 가장 먼저 큰 폭의 인상안을 내놓은 국립대다. 보도에 따르면, 도호쿠대는 2027학년도부터 학부·석사 과정에 새로 입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연간 수업료를 90만 엔으로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일본인과 유학생 모두에게 적용되는 53만 5,800엔 수준에서 약 70% 인상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일본인 학생이 내는 수업료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일본 언론과 한국 언론 모두 이 조치를 "국립대가 외국인 유학생에게만 수업료를 이렇게 대폭 인상한 첫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문부과학성 역시 제도 변경 후 대표적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이 결정은 단지 한 대학의 개별 정책을 넘어, 앞으로 다른 국립대들이 유학생 수업료를 분리·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다른 국립대인 히로시마대도 유학생 수업료 인상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히로시마대는 국립대 표준액을 기준으로 일본인과 외국인에게 같은 액수를 적용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제도 변경을 계기로 유학생 수업료만을 별도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폭은 아직 내부 논의 단계로, 도호쿠대처럼 수치가 확정·공표된 것은 아니다. 일본 언론은 도호쿠대와 히로시마대의 움직임을 계기로 다른 국립대에서도 유학생 수업료 개정 논의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립대 중에서는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은 와세다대가 외국인 유학생의 학비 인상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와세다대 학부의 연간 등록금은 전공에 따라 대략 120만~180만 엔 수준으로, 원래부터 국립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학 측은 "유학생의 학교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본어·생활 지원, 상담, 장학금 체계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을 반영해 유학생이 더 많은 수업료를 부담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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