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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해 모드에 美 일방 의존 日-대만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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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09. 14:16

日-대만 미중 갈등에 그간 흐뭇 상황
다카이치 中 자극 발언도 이 때문
하지만 美는 예상 밖 H200 수출 허용
日-대만 현실 직시하면서 배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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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최근 양국의 화해 모드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일본과 대만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지난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 간 무역전쟁의 휴전을 선언한 미중의 최근 예상 밖 화해 모드 행보에 미국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던 일본과 대만이 상당히 난감한 처지에 직면하게 됐다. 게다가 내년 상, 하반기에 최소한 두차례나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앞으로는 대중 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 확실해 보이는 만큼 양측의 난감함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9일 전언에 따르면 올해 9월 3일 열린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 교차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수년 전부터 형성돼가는 분위기를 보인 이른바 한미일-북중러의 구도는 거의 고착돼가던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때 일본과 대만은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이 동북아의 신냉전 도래 가능성에 은근하게 미소를 보였던 것 역시 현실이라고 해도 좋았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선 일본의 경우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북중러 모두가 잠재적 적이었으니 분명 그럴 만 했다. 자신들의 안보를 운명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의존해야 하는 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미일이 더욱 끈끈하게 뭉치면서 북중러와 대치하는 것이 그야말로 최선의 구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만큼 그게 정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본과 대만이 '동네 형' 같은 미국을 믿고 중국과 러시아를 막 대했던 것은 나름 다 이유가 있었다.

급기야 이후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다카아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까지 터져나왔다. 대만 역시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이달 초에 "평화는 협상이 아닌 실력에 기대야 한다"면서 국방비 대폭 증액을 시사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한 중국 자극 발언이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발언이라고 해도 좋았다. 미국이 자신들을 지원사격하는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도 한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 대사를 통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대해 더 많은 지지를 표명해 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작심하고 보낸 SOS에 미국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일본을 지원하려는 그 어떤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시진핑 주석에게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엔비디아의 H200 수출을 허용한다고 전했다"고 밝힌 후 "시 주석은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덧붙이면서 일본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이뤄진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공감한다"는 말을 한 것은 무엇보다 이 사실을 분명히 증명해준다. 그는 이외에 최근 가까스로 이룬 중국과의 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자제하라는 지침까지 각 행정부처에 전달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일본과 대만의 기대와는 완전히 정 반대 방향으로 달려간다고 할 수 있다. 양측이 대략 난감한 입장이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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