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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잠수함 수출’ 커지는 기대감… HD현중, 페루 거점 남미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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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12. 04. 17:38

페루 국영조선소와 공동설계·건조
'장보고-II 개량형' 맞춤 모델 제안
기술협력→본계약땐 K방산 새역사
장기정비까지 잇는 초대형 파트너십
장보고-II 기반 (214급 잠수함) 기동 모습. /방위사업청

한국 잠수함이 마침내 페루로 향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HD현대중공업(HD현중)이 페루 최대 조선소인 국영 SIMA조선소와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협력을 공식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HD현대중공업의 SIMA조선사와의 잠수함 공동개발 제안 모델은 이미 우리 해군에서 지난 20년간 성공적으로 작전중인 장보고-II의 개량형으로, 협력이 본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처음으로 남미지역에 잠수함을 수출하게 된다.  


단순 판매가 아닌 공동 설계·기술이전·현지 생산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남미는 물론 중동·그리스 등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가 기대된다.

정부의 방산 고위 관계자는 본지에 "이미 페루의 최대 조선소인 페루국영 조선소(SIMA)와 다년간 공동 수상함정을 합작·생산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의 최종 계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해양 방산 전문가들은 "잠수함은 국가 핵심전력으로 수출이 극히 제한된 분야이지만, HD현중의 기술력과 페루 해군의 강한 수요가 맞물리며 협력이 빠르게 진전됐다"며 "사실상 한국형 잠수함 기술의 국제 인증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페루는 40년 넘게 운용해온 1200톤급 독일제 209형 잠수함을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가 프로그램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프랑스·스페인·독일 등이 후보로 경쟁했지만, 페루 해군이 요구하는 중형급(1800~2,500톤) 규모를 비용 대비 최적의 성능으로 제시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뿐이었다는 평가다.

HD현중은 장보고-II(KSS-II·214급)과 장보고-III(KSS-III·3,000톤급)를 모두 독자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페루 맞춤형 모델을 제안했다. 특히 장보고-III는 한국이 설계부터 건조까지 독자 수행한 플랫폼으로, 잠수함 분야 '기술 독립국'임을 세계 시장에 입증한 사례다.

페루 해군 관계자는 내부 보고서에서 "한국 잠수함은 작전 지속력·소음·센서 체계·전투체계 균형이 뛰어나고, 유지비용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방식이다. 한국이 완제품을 건조해 넘기는 단순 수출이 아니라, 페루 국영 조선소와 함께 '공동 설계 → 기술 이전 → 현지 생산 → 장기 MRO'까지 포괄하는 초대형 파트너십이다.

이 모델은 폴란드 K2·K9 수출 때 한국이 처음 도입한 방식으로, 방산 수출을 단순 판매가 아닌 현지 산업 동반성장 모델로 확대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특히 페루가 남미 해군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만큼, 칠레·콜롬비아·브라질로의 확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미 일부 국가는 HD현중의 잠수함 패키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잠수함이 남미에서 표준 플랫폼이 될 경우, 항공-수상-수중 3차원 작전체계시스템을 적용한 전투체계 업그레이드·무장 패키지 및 해상·해저 감시체계 확장 그리고 장기 정비(MRO)등 후속 수익이 수십 년 단위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 성사 여부는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을 다시 쓰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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