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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등에 따르면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의회 하원에서는 성별을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는 범죄(여성 살해)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하고 종신형으로 처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여성 살해 관련 법률 제정은 이전에도 논의됐지만 2022년 11월 말 2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이탈리아 사회를 충격에 빠트리면서 법안 논의가 촉발됐다.
이번 법률 제정으로 이탈리아는 여성 살해를 별개의 범죄로 분류하는 드문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이제 이탈리아는 성별을 이유로 여성이 살해당하는 모든 사건을 '여성 살해'로 기록하게 됐다.
키프로스, 몰타, 크로아티아에 이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여성 살해를 형법상 명시적으로 규정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발의한 이 법은 그가 이끄는 강경 보수 정부뿐만 아니라 야당의 지지를 받았다.
다수 의원이 여성 폭력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빨간색 리본이나 빨간 재킷을 착용했다.
여성 살해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올해 초 법안이 처음 발의됐을 때 한 단체는 이를 "독이 든 미트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포자대학교 법학과의 발레리아 토레 교수는 "보호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채워야 할 법적 공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여성 살해의 정의가 모호하며 판사들이 실제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또 살해 동기가 성별에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레 교수는 "정부가 마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대중을 설득하려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탈리아의 불평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경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