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외신기자클럽(FCCJ)은…
80년 역사, 日 최대 외신기자 거점
뉴욕타임스·BBC·르몽드 등 참여
한국전쟁서 전사 17명 추모공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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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 패망 직후, 도쿄에는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 취재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종군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가운데 약 50명의 기자가 전후 일본의 정치·군사·사회 변화를 공동 취재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가 바로 '도쿄외신기자클럽'이다. 창립 첫해인 1945년 11월부터 FCCJ는 도쿄 중심가에서 외신 기자들의 '전쟁 후 일본 보도 본부'로 자리 잡았다. 맥아더 사령부 동향과 일본 재건 과정, 미·일 관계 변화는 물론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등 동아시아 전역의 분쟁과 정치 격변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이 바로 FCCJ였다. 한국만 놓고 보더라도 FCCJ의 역할은 막중했다. 6·25전쟁 당시 다수의 종군기자들이 도쿄를 거점으로 한국 전선에 투입됐고, 이들의 현장 보도를 통해 전쟁의 참상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역시 FCCJ 소속 외신 기자들의 보도로 국제사회가 상황을 신속하게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FCCJ는 약 1000명에 달하는 정회원·준회원·비회원 기자와 언론인들이 활동하는 일본 최대 외신기자 네트워크다. 뉴욕타임스, AP, AFP, BBC, 르몽드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FCCJ는 단순한 기자 라운지가 아니다. 일본 총리와 각료, 정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의 기자회견이 정례적으로 열리는 공식 플랫폼이다. 여기에 국제 문제 전문가, 노벨상 수상자, 기업 총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해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언론과 직접 소통한다. 이런 위상 때문에 FCCJ는 '아시아 언론의 심장', '동아시아 여론의 관문'으로 불린다.
올해는 FCCJ 창립 80주년이다. 클럽 내부에는 역대 회장단과 회원들의 사진, 종군기자들이 기증한 취재장비, 전쟁 중 숨진 기자들을 추모하는 기념물이 전시돼 있어 FCCJ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한국 언론과 FCCJ의 협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투데이 도쿄 특파원의 FCCJ 가입으로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이번 우종순 아시아투데이 회장의 공식 방문은 한국 언론이 FCCJ와 글로벌 저널리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첫 본격 행보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