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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의 발언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은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의 친정인데요. 서 회장이 최근 금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미래에셋그룹의 만류에도 연임에 도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친정은 물론 증권업계선 그의 연임보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서 회장의 출마 의사가 상당했던 것입니다. 그간 현직 협회장이 재선에 나선 전례가 없고, 현직자 프리미엄이 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서 회장은 뒤늦게야 연임 의사를 표현했는데요. 업계서는 시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연임 발표를 한 서 회장에 대한 반대론이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이 서 회장을 말린 건 연임 도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재임 기간 중 성과가 크지 않은 서 회장 대신 새로운 리더십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현직자가 가진 프리미엄와 깜깜이 인사 시스템 문제는 이번 협회장 선거의 가장 큰 논란거리로 꼽힙니다.
현직 협회장은 선거 일정에서 필연적으로 막강한 이점을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협회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성, 회원사들과의 공식적 접점, 언론 노출 기회 등 다른 후보들이 얻기 어려운 자원을 보다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입니다. 일상적인 협회 업무 수행 자체가 잠재적인 선거 운동 효과가 발생하는 구조로, 중립을 지키겠다는 선언만으로는 후보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아 보입니다.
제도적 장치의 불투명성도 문제입니다. 현직 협회장의 연임 도전이 처음인데다 금투협 측은 정관을 비공개하기 때문에, 선거 기간 중 현직자 권한을 제한하거나 중립성을 담보할 규정을 명확히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서 회장 개인의 연임이 결부된 이번 선거는 공정한 선거가 가능한 환경인지, 협회는 명명백백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 등 금투협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회원사들은 개인의 능력이나 경력만을 보지 않습니다. 협회가 나아갈 방향, 선거의 공정성, 조직의 독립성과 투명성 등을 함께 봅니다. 현직자가 출마할 경우 직무 수행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 선거 기간 중 회원사와의 접촉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 것인지, 협회 자원과 정보의 사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공개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와 별개로 연임 도전의 정당성이 두터워지려면 구체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서 회장이 이번 출마 선언에서 밝힌 '1만 코스피 달성 적임자론'은 그간 금투협과 금투협회장이 제시한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코드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3년여간 이룬 성과와 개선된 제도를 제시한다면 시장의 신뢰와 연임의 정당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