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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맥주 매출 의존 한계… R&D서 해법 찾는 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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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1. 23. 17:46

3분기까지 54억 투자…전년비 76%↑
통합硏, 향미 증진 등 4건 특허 성과
젊은층 선호 과일소주 등 개발 주력
93% 소맥 매출 비중 낮추기 잰걸음
하이트진로가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주·맥주 중심의 매출 구조로는 급변하는 주류 트렌드와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맥' 선호도가 꺾이고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분위기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R&D 비용은 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늘어난 수치다. R&D 비용 증가 배경은 지난 4월 개관한 '통합연구소 신설'과 이에 따른 인력 확충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기존에 분리돼 있던 소주와 맥주 연구소를 용인 동백지구 통합연구소로 통합했다. 해당 연구소는 '신제품 개발', '주류 제품군 확장', '식품 안전성 강화'를 목표로 삼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통합 연구소 신설과 함께 연구 인원의 소수 추가 채용이 이뤄졌다"며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에 투입된 비용이 늘어나면서 연구개발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가 R&D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맥'에 과도하게 쏠린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3분기 말 기준 하이트진로의 전체 매출에서 소주(60%)와 맥주(32%)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참이슬' '진로' '테라' '켈리' 등 메가 히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 지배력은 공고하지만, 일각에선 특정 주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젊은 층의 소비 변화다. 2030세대 사이에서 주류 소비 트렌드가 절주·논알코올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소주·맥주 대신 하이볼, 사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개인의 취향에 맞춰 술을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와 함께 하이볼, 위스키, 와인 등 다채로운 주류가 소맥을 대체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R&D 투자를 발판 삼아 젊은 세대를 공략할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기존 제품의 리뉴얼뿐 아니라 와인, 위스키 등 고부가가치 주류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증류식 소주·과일소주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도 개발하고 있다. 공정연구·기초연구·분석연구 등을 수행해 경쟁력 높은 제품 개발과 우수한 품질관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투자는 이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에만 공동 연구를 통해 4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등 기술적 자산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증류 기술 개선, 향미 증진, 친환경 포장재 등이다. 독자적인 발효 및 증류 기술을 확보해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이트진로는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규 플레이버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하이트진로의 첫 해외 생산기지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로,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조성되고 있다. 내년 2분기 말 시운전을 거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 시 연간 최대 약 500만 상자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가 여전히 핵심이지만 10년 후에도 1등을 지키려면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통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보다 한발 앞선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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