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267명 태운 카페리 ‘인재’…항해사·조타수 영장심사 출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2010011601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11. 22. 16:02

승객 246명·승무원 21명 공포의 밤…30명 병원행
임산부 1명도 검진…다행히 이상 소견 없어
PYH2025112202040005400_P4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켜 탑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상)를 받는 일등항해사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가 22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그는 '탑승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죄송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휴대전화를 보느라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대형 카페리 여객선을 좌초시킨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2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 체포된 일등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선사 로고가 적힌 외투와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정으로 이동했다.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A씨는 "많은 분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특히 임산부께 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고 당시 자동항법장치를 상습적으로 사용했느냐'는 질의에는 "직선 항로에서만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한다"며 "변침(선박 방향 전환) 구간 전에는 수동으로 바꾼다. 당시엔 네이버를 잠깐 봤다"고 말했다. 뒤따르던 B씨는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오후 8시16분께 전남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을 지나던 퀸제누비아2호 조타실에서 휴대전화 등 딴짓을 하다 변침 시점을 놓쳐 여객선을 좌초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지점 1600m 전에서 방향을 틀어야 했지만 이를 하지 않았고, 협수로(좁은 항로)임에도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고 13초 전 족도를 발견해 급히 B씨에게 타각 변경을 지시했지만 이미 늦었다. 반면 B씨는 "전방 감시는 항해사 업무이며 사고 당시 자이로컴퍼스(전자 나침반)를 보고 있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휴식을 취하겠다며 선장실에 머물렀던 선장 C씨(60대)도 선원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해경은 당시 관제센터가 적절히 관제 의무를 수행했는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267명(승객 246명·승무원 21명)을 태운 퀸제누비아2호는 제주를 출항한 뒤 같은 날 밤 족도 해상에서 선체 절반가량이 암초에 걸리며 좌초했다. 이 사고로 3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임산부 1명도 검진을 받았으나 이상 소견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소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