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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여명의 소재산업…“AI가 살길”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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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11. 20. 18:12

롯데·SK·LG·포스코 'AI 소재' 배팅
전기차 캐즘 돌파구 찾는다
'선제적 기술 개발'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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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 공장./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요즘 소재 기업들은 인공지능(AI)에 발끝이라도 걸치고 싶어 기술개발에 안달이에요. 이 업계에서는 얼마나 빨리 대세를 따르느냐가 생존을 결정하니까요. "

어느 소재기업 관계자의 말마따나 현재 업계는 AI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AI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소재를 적극 개발하는 추세다.

앞서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기대를 걸고 천문학적 투자를 쏟아부었지만, 단물을 들이키기도 전에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의 늪에 빠졌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등 각종 불확실성이 더해져 한동안 소재 기업들은 실적 부침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가 당혹감에 휩싸인 가운데,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 바로 AI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AI향 부품을 생산하는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빨리, 가장 뛰어난 소재를 납품하는 기업이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커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20일 첨단소재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가 훌쩍 뛴 점도 AI와 무관하지 않다. 엔비디아가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거품론' 우려가 종식된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용 회로박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가혹한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갖춘 소재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우리나라 역사 속 소재산업은 당대 가장 뜨겁게 부상하는 산업을 물밑에서 받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다. 전쟁 직후 의식주 해결이 과제일 때는 의류산업과 함께 섬유소재산업이 태동했다. 자동차와 가전 등 일반기계산업이 급성장할 때는 철강·플라스틱 등 범용 소재가 대호황기를 맞았다.

이후 경제 성장 축이 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중국발 저가공세에 가격경쟁력마저 잃자 소재 기업들은 '전기차'에 눈을 돌렸다. 2010년대 들어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라 전기차 수요 급증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 철강이 주력인 포스코그룹 등이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래에도 소재 기업들은 성장 산업의 든든한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을까.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 승기는 단순히 AI에 편승한 기업이 아니라, 누구보다 과감하게 기술 전환을 추진하고 고객사의 요구를 앞서 예측한 기업이 될 것이다. 도래할 AI시대, 소재 기업들에겐 어느 때보다 발 빠른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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