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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UAE 스타게이트’ 참전… 반도체·건설 슈퍼사이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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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11. 19. 17:59

오픈 AI 이어 대형 프로젝트 '승선'
UAE, 미중 경쟁 속 'AI허브' 급부상
초기 투자만 30兆… 시장 판도 흔들
삼성이 아랍에미리트(UAE)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부터 건설까지 아우르는 '슈퍼사이클'의 출발점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과 UAE가 5GW(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AI 인프라를 공동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중동발 투자는 글로벌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터닝포인트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이 '제3의 AI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대중 AI 칩과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독자적인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적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임채운 서강대학교 교수는 "UAE는 미국과 안보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경제 관계를 병행하는 구조 덕분에 미국·유럽·아시아 기업들이 모두 참여 가능한 투자 환경을 갖췄다"며 "국부펀드의 자본력과 인프라 집행 속도까지 더해지면서 UAE는 '새로운 AI 허브'로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AI 기업들이 아부다비를 핵심 거점으로 삼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UAE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규모는 글로벌 AI 인프라 산업 전반을 뒤흔들 만하다. 초기 투자만 3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최대 5GW 규모의 전력 수요가 예측된다. 내년 가동 예정인 200MW(메가와트)초기 구간만 놓고 봐도 수십만 개 이상의 고성능 AI 칩이 필요한 규모다. 향후 수요는 더욱 급격하게 증가할 전망이어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6년 1050TWh(테라와트시)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GPU가 늘면 HBM, DRAM, SSD, CXL 메모리 등 서버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폭증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의 포트폴리오는 HBM뿐 아니라 AI 서버용 DDR5, 고성능 SSD, CXL까지 이어져 있어 AI 데이터센터 한 랙 단위를 묶음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메모리 모듈에 CXL을 적용하면 용량을 10배 이상 확장할 수 있다. 서버를 교체하지 않아도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 AI·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앞서 지난 9월 협력계획을 밝힌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도 삼성전자는 월 90만개 웨이퍼 규모의 고성능 D램 공급 협력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고성능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서버 증설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전력망 확충, 변전 설비, 액침냉각·열관리, 네트워크 설비 등 전력·건설·운영 인프라까지 확대되면서 전 산업이 연동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삼성에 더욱 특별한 이유다.

삼성은 AI 고성능 서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액침냉각 등 차세대 냉각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달 6일 인수한 공조기기업체 플랙트가 스타게이트에 참여하는 만큼 플랙트의 냉각 시스템까지 포함한 일괄 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은 삼성 계열의 건설·엔지니어링 사업에도 엄청난 기회다. 스타게이트의 5GW급 데이터센터는 전력 인프라와 냉각 설비가 중심이기 때문에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업체의 경험이 중요하다. 또한 삼성물산은 이미 UAE 원전 1~4호기 건설에 참여하며 한국형 원전의 최초 해외 수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울진 원전 5·6호기, 신월성 원전 1·2호기 등 국내 원전 건설 경험도 풍부하다. 최근에는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며 3·4호기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총 7000만 달러(약 980억원)를 투자하며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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