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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확대냐 비용절감이냐…증권사 7곳, 네이버 미국주식 거래 놓고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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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1. 12. 18:07

네이버 간편주문 참여 7개사
국내주식 때 한 팀이었는데
미국주식에선 3개사 이탈해
"입점비 대비 효과 적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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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의 주식 간편주문 서비스 화면. /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에서 중개하는 간편주문 서비스를 두고 증권사들이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국내 주식에선 단일대오를 구축했던 증권사들이 미국 시장에서는 '4 대 3'으로 쪼개졌다.

미래에셋증권 등 4개 증권사는 거대 플랫폼을 통한 고객 확대 전략을 유지했으나 KB증권 등 3곳은 네이버 입점비 앞에서 유보적인 모양새다.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력을 먼저 키워야 하는데 네이버에 낼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주된 배경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네이버페이에서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등 4개사의 미국 주식 간편주문 거래가 개시됐다. 네이버페이에서 종목 정보를 보는 모든 이용자들은 주문 버튼을 통해 증권사 WTS(Web Trading System)로 이동한 뒤, 미국의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수 있다. 반면 KB증권·대신증권·유안타증권 3개사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올해 4월 이들 7개 증권사는 네이버페이 내 국내주식 간편주문 서비스에 공동으로 참여하며 연합 체제를 구축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1700만명, 수천개에 달하는 종목토론방 등 네이버페이의 방대한 고객 기반에 주목한 조치였다.

그러나 미국주식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갈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주식 간편주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글로벌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증권 측은 내년 중에 미국주식 참여를 계획할 것이란 입장이다. 대신증권 역시 간편주문이 활성화되는 정도를 지켜본 후 내년에 미국주식 참여 여부를 확정하겠단 방침이다. 유안타증권은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엇갈린 행보는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전략적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고객 접점 확대 효과에 무게를 뒀다면, 보류 증권사들은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수지 타산을 우선 고려한 것이다.

미국주식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사 MTS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네이버페이를 통한 고객 유입 강도는 약했고 브로커리지 실적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며 "다달이 네이버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도 부담 요인"이라고 전했다. 해당 증권사들이 '입점비' 명목으로 네이버에 내는 돈은 매월 5500만원(부가세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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