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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파산 물결, 中 백주, 차, 미용업 등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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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1. 09. 14:46

4% 중반 성장에도 파산은 현실
최근에는 백주, 차, 미용업도 휘청
청년층 짠테크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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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구 싼리툰 거리의 마오타이 매장. 고객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백주와 차, 미용업 등이 최근 도도한 파산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하다./징지르바오.
중국의 산업 전반에 파산의 물결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상시화 및 장기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말할 것도 경제 전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현재 중국 경제는 외견상으로는 나름 괜찮다. 올해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5%는 몰라도 4% 중반까지는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4년 무려 19조 달러를 기록한 중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경우 나름 괜찮은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최근 열린 한 행사에서 2030년 자국의 GDP(국내총생산)가 170조 위안(元·24조 달러)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2035년 전체 경제 규모에서 G1 미국을 추월하거나 바짝 따라잡을 것이라는 통계 수치가 속속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미래가 진짜 밝다고 단언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실물 경제로 얘기가 흘러가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특히 밑바닥의 경기를 살펴볼 경우 진짜 도산의 물결이 중국 경제를 뒤덮는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전국 곳곳 1선 도시 내 핫플레이스들의 풍경이 잘 말해준다. 다오비(倒閉·도산), 다오뎬(倒店·폐점)이라는 단어가 중국 경제의 뉴노멀(새 일상)이 됐다는 말이 실감 날 만큼 크고 작은 텅텅 빈 점포들의 모습이 썰렁하기만 하다.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하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이 사실은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황푸(黃浦)구 일대로 범위를 좁혀 일별해도 잘 알 수 있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30대 후반의 구웨(顧越) 씨가 "과거 이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적막하다. 그나마 당국의 무비자 정책으로 들어온 한국인들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면서 혀를 차는 것은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산업별로는 백주, 차와 커피, 미용업 등이 횡액을 당하고 있는 듯하다. 어려운 시절일 경우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업종들이 아닌가 싶다.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올해 10월 말 기준의 산업 규모가 지난해 대비 평균 10% 전후 축소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하이 황푸구에 비견될 만한 베이징의 핫플레이스인 차오양(朝陽)구 싼리툰(三里屯) 거리의 백주 도소매상과 찻집 및 커피숍, 미용실들이 한집 건너 폐점 상태인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향후 전망 역시 좋지 않다. 백주업계의 거두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의 매출액과 시가총액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릴 조짐을 보이는 현실만 봐도 좋다. 다국적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가 최근 중국 지분을 중국계 해지펀드인 보유(博裕)캐피탈에 매각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전체 경제를 견인해야 할 청년층의 소비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 짠테크(극단의 절약) 풍조의 만연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침체일로를 헤맬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의 소비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 백주와 차, 미용업의 도산 물결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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