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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경주] ‘북미 회동 불발’...몸값 오른 김정은, 다음 시기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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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목용재 기자

승인 : 2025. 10. 29. 17:31

“핵무기 보유, 러중과 연대한 북...보여주기식 만남 하지 않겠단 의도”
트럼프 대통령 맞이하는 이재명 대통령<YONHAP NO-5020>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시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이 결국 무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재차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러시아 및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국제적 위상이 달라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만 도움이 되는 '보여주기식 만남'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이번에 보인 것으로 분석한다. 북미 간 구체적인 논의나 청사진 없이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특히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내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기존 대북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의 이 같은 이중적인 태도에 반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김정은은 이미 싱가포르, 하노이에서의 회담을 겪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정치적 이득이 되는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서는 향후 물밑 교섭, 실무 협상 등을 통해 대북제재 해제 등과 같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미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었다고 생각하고 좀 더 유리한 시기를 골라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취임 9개월에 8개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추켜세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지역 중재를 통한 '노벨평화상' 수상을 꿈꾸고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끝까지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을 하고 이번 만남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12월까지 만나고 싶다고 얘기를 해 놓은 상황이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김정은을 계속 만나자고 할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미북 정상의 만남을 결정할 수 있는 주도권이 넘어온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실무선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 인정, 혹은 대북제재와 같은 구체적인 협상 절차를 통해 확답을 받아야 미북 회동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안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이 있고 노벨평화상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그 마지막 퍼즐을 김정은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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