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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임대 84%가 신축…경실련 “건설업자에 세금 퍼주는 방식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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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찬 기자

승인 : 2025. 10. 29. 16:03

2021~2024년 SH·GH·LH 수도권 매입임대 실태 분석
오피스텔을 강남 아파트 짓는 것보다 2배 비싸게 매입
매입주택 10채 중 1채는 공실…LH는 현황 공개 거부
'정부는 매입임대사업 전면 재검토하라!'<YONHAP NO-3282>
2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SH·GH·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매입한 임대주택 10곳 중 8곳 이상이 신축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임대주택 사업이 신축에 집중되면서 막대한 세금으로 민간 건설업자만 수혜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2024년 4년간 연도별 3개 주택공기업의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매입임대주택은 기존주택 매입과, 민간업자가 기존주택을 사들인 후 그 자리에 비(非)아파트 주택을 새로 지어 공기업에 공급하는 신축매입(약정매입) 방식으로 나뉜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3사가 4년 동안 임대주택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모두 16조7000억원으로, 이 중 서울과 경기 지역 신축매입 방식이 14조1000억원(84.4%)에 이른다. 경실련은 "신축매입의 경우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매입 비용과 건축비 거품 등이 가격에 반영돼 비용 낭비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 공급을 위한 세금이 민간업자들에게 과도하게 흘러가고 있고 주변 시세에 영향을 줘 집값까지 끌어올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강남권 아파트를 직접 짓는 것보다 신축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금액이 두 배 가량 더 비싸다고 주장했다. 2020년 분양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 전용면적 59㎡의 분양 원가에 연도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할 경우, 해당 아파트는 3억4000만원 수준이지만, LH 신축매입 오피스텔은 6억6000만원, SH의 경우 7억원에 이른다.

또 이들 주택 공기업이 매입한 임대주택은 공실률도 1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SH가 4년간 매입한 주택 1만7105호 중 1841호가 공실로, 공실률이 11%에 이른다. GH는 1813호 중 90호(8%)가 공실로 확인됐다. LH는 국회의 요청에도 미입주 실태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10채 중 한 채가 업자들에게 돈만 지급한 채 방치돼 있다.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현장"이라며 "거품 낀 토지가격과 부풀려진 공사비가 반영된 신축약정 매입 방식의 매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주택 공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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