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협상 진행
전기차, 철강 등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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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말레이시아 FTA는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서명식을 통해 공식 타결됐다. 이번 협정은 한국이 체결한 27번째 FTA다. 아세안(ASEAN) 내 주요 교역국과의 통상 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성과로 평가된다.
한-말레이시아 FTA는 지난 2019년 협상 개시 이후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지난 5월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에서 한국의 3위 교역국이자 4위 투자 대상국으로, 양국 간 교역은 지난해 기준 280억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협정으로 교역 규모를 2029년까지 3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협정에 따라 한국은 전체 품목의 94.8%, 말레이시아는 92.7%를 자유화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총 682개 품목, 한국은 288개 품목의 관세를 추가로 철폐하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완성차와 CKD(조립용 부품 세트)에 부과되던 10~30%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대폭 감축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인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진출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철강 분야에서는 냉연·도금강판 등 주요 제품의 5~15% 관세가 철폐되거나 감축돼 현지 조달이 어려운 고급강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화학 및 바이오 원료 분야에서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관세가 사라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반면 두리안·파인애플 등 일부 농수산물은 개방에서 제외돼 국내 산업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말레이시아는 자국 FTA로는 처음으로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도입해,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모든 분야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로써 자동차 제조업 지분 제한이 폐지돼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역외산 원재료 허용 기준을 완화해 자동차 부품, 배터리, 화장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원산지 요건 충족이 한층 쉬워졌다.
이번 협정은 전통 산업뿐 아니라 디지털무역, 녹색경제, 할랄산업 등 신통상 협력 분야를 폭넓게 포함했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는 전자적 전송물 무관세 원칙과 디지털 상품 비차별 대우를 명문화해, K-콘텐츠·게임·플랫폼 등 디지털 산업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또 한국 FTA로는 처음으로 '녹색경제' 장을 신설해 저탄소 기술 개발, 청정에너지 협력, 순환경제 전환 등 지속가능한 성장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양자 FTA는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 수출품목의 추가 시장개방으로 교역 여건을 개선하고,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미래 지향적 분야의 협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양국 관계가 단순 수출입 대상국이 아니라 미래산업 분야의 전략적 협력관계로 심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