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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모기업 반도체업체 놓고 中-네덜란드 갈등, 세계 자동차업체 조업 중단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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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0. 23. 08:17

네덜란드 정부, 中 윙테크 자회사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 경영권 장악
80% 제품 생산 中, 수출 통제...넥스페리아 반도체, 차량에 수백개 사용
폭스바겐 본사 공장 골프 생산 일시 중단...日 자동차업체 조사 착수
GERMANY-AUTOS/NEXPERIA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독일 함부르크 생산 라인에서 직원 토니 흐르카츠가 2024년 6월 27일(현지시간) 웨이퍼가 담긴 상자를 들고 있다./로이터·연합
중국 기업 윙테크(원타이커지·聞泰科技)의 자회사인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조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22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볼프스부르크 본사 공장에서 생산되는 승용차 골프의 생산을 오는 29일부터 일시 중단하고, 동부 츠비카우 공장에서는 단축 근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독일 최대 일간 빌트가 보도했다.

아울러 일본 자동차업체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여러 무역상사가 넥스페리아로부터 출하 중단 통보를 받았고, 이에 혼다 등은 생산 중단을 회피하기 위해 재고 등 조사에 착수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넥스페리아는 지난 9일 일본 대리점과 주요 고객사에 대해 일부 제품의 출하를 제한하거나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닛케이는 알렸다.

이러한 혼란은 네덜란드 정부가 윙테크의 경영이 경제 안보상 문제라며 넥스페리아를 정부 관리하에 두고 경영권을 장악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중국 정부가 10월 4일 중국에서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을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발생했다.

넥스페리아 최종 제품의 약 80%가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의 조치는 사실상 수출 금지다.

네덜란드 정부의 이번 조치 배경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윙테크를 '수출 규제 명단'에 올렸고, 9월 29일 수출 규제 기업이 5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도 '명단'에 추가했다.

넥스페리아는 옛 필립스 반도체의 후신인 NXP 반도체에서 산하 '표준 제품 사업부'가 2017년 독립해 나온 기업으로, 2019년 윙테크 계열사로 편입됐다. 넥스페리아가 전(前)공정을, 중국이 후(後)공정을 각각 담당하는 생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넥스페리아의 반도체는 첨단은 아니지만,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의 신호처리부터 창문 개폐까지 폭넓게 사용돼 차 한대에 수백개 제품이 소요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제품도 다수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는 "이 칩이 없으면 자동차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부품을 생산할 수 없어 조업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했고,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성명에서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생산 제한, 나아가 생산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과 21일 저녁 전화 통화를 했다고 중국 상무부가 22일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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