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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 합작법인 가동… K상품 글로벌확산 새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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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9. 18. 17:44

쿠팡·네이버와 이커머스 3파전
공정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지분 5 : 5' 독립운영 체계 속 협업
알리바바 유통망 업은 G마켓 셀러
물류·고객관리 시너지 200개국 진출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합작법인이 국내에 출범한다. 지마켓과 옥션, 알리익스프레스가 한 지붕 아래로 묶이면서, 국내 이커머스 판도가 쿠팡과 네이버, 합작법인 등 빅3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쿠팡과 네이버가 로켓배송과 포털을 무기로 국내에서 장악한다면, 합작법인은 국내 셀러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전세계에 K-제품을 유통하며 경쟁력을 키운다. 내수를 넘어 세계로 무대를 옮기는 것. 업계 안팎에서는 G마켓의 60만 셀러들이 알리바바의 전 세계 200여 개국 유통망에 안착하면, 'K-상품'의 글로벌 확산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손잡고 만든 합작법인(JV)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즉각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의 이사회 개최를 비롯해 새로운 조직 구성과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기업결합의 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신세계그룹의 아폴로코리아가 3조400억원 가치의 지마켓 주식 100%를 현물출자해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마켓-알리 합작회사(그랜드오푸스홀딩)의 주식 50%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50대 50으로 지분을 나눠 가지며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공동 지배하게 된다.

합작법인 아래 두 회사는 각각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업에 나선다. 지마켓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 다음으로 시장점유율 10%대로 3위를 차지하고 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온라인 해외직구 분야에서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37.1%의 점유율로 1위이며, 기업 결합 후에는 합산 41%의 점유율로 올라선다. 양사 플랫폼이 협력에 나서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신세계는 합작법인 출범으로 G마켓이 알리바바의 전 세계 유통망을 활용한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연내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셀러의 역량과 고객 만족을 높이는 독보적인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청사진이다.

첫 번째 진출 타깃은 동남아시아 5개국이다.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K팝과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을 우선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약 60만명인 G마켓 셀러들이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약 2000만개에 달한다. 등록된 상품 대다수가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셀러들의 해외 판매는 G마켓을 통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상품을 등록하는 것을 넘어 통관, 물류, 현지 배송 및 반품, 고객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동남아에 이어 유럽, 남아시아,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으로 판로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G마켓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의 'K-Venue' 채널에도 입점하면서 한국 상품 라인업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의 K-Venue 채널은 지난 7월 거래액이 1년 전보다 290% 이상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JV 설립을 계기로 '질적 성장'에도 더욱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크로스보더 직배송' 포지셔닝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3~5일 내 해외 직구 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한다.

G마켓이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은 알리바바의 첨단 기술 인프라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유통망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AI 오픈소스 모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첨단 기술이 적용되면 G마켓 고객들은 국내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를 통해 24시간 맞춤형 상품 및 혜택 추천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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