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대상 전기내선공사 과정…자격증 취득 성과 뚜렷
전기차·이차전지 학위과정서 청년층 미래 산업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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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위한 맞춤형 직업교육…"한국어도 배우고 자격증도 따고 싶다"
충남캠퍼스는 2024년부터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결혼·이주로 한국에 정착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배관·용접 등 설비 기술과 CAD 실습을 가르치고, 한국어 수업을 병행한다. 주이환 에너지설비과 학과장은 "이주여성은 언어와 자격증이 취업의 가장 큰 장벽이어서 전체 교육 시간의 60~70%를 한국어 교육에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학과장은 이어 "작년 첫 수료생 11명 중 4명이 국적을 취득했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자격증 시험에 도전 중"이라며 "지역사회 정착과 취업을 동시에 이뤄내는 게 이 과정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8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김로날린씨(37)는 이 과정에 참여해 용접과 배관을 배우고 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고 한국어 실력도 쌓고 싶었다"며 "수료 후에는 자격증을 취득해 한국에서 취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국적을 취득한 김씨는 "이곳에서 체계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받은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폴리텍 충남캠퍼스에는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주여성도 있다. 필리핀 출신 정레아씨(45)는 2020년 환경미화직에 합격해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에서 왔지만 지금은 한국 사람으로 산다"며 "다문화센터나 이주여성 모임에서 폴리텍 과정을 알리며 다른 이주민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가 다문화센터와 결혼이주여성 커뮤니티에서 과정을 소개한 뒤 같은 필리핀 출신 베르나르디타씨(54)와 이주리씨(44)가 추가로 지원해 합격, 현재 함께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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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은 40세 이상의 장기미취업자나 은퇴·예비은퇴자를 대상으로 '중장년특화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은 장기과정(516시간)과 집중과정(120시간)으로 나뉘어, 학습 수준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과정은 전기내선공사 단일 직종으로, 전기내선공사는 주거·상업시설은 물론 각종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유망 분야다. 기능장급 교수진이 직접 지도해 자격증 준비에 유리하고, 최근 기수에서는 수료생 24명 중 23명이 전기기능사 시험에 합격했다.
군 생활만 30년을 한 이상개씨(53)는 현재 장기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인생 2막을 준비하려고 학교에 다니게 됐다"며 "처음에는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실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는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분야라 꼭 배우고 싶었다"며 "자격증을 취득해 지역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집중과정(120시간)은 사업자 등록 여부나 재직 상태와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기내선·전기배관·조명설비·옥내배선·방재설비 등 5개 직종을 묶어 단기간에 실무 위주로 배우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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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은 전기차·이차전지 교육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과는 2년제 학위과정으로 운영돼 졸업 시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배터리 팩 제작, 전기 자작차 조립, 자율주행 기능까지 실습하며 산업 현장과 동일한 경험을 쌓는다.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다 중퇴하고 충남캠퍼스 전기자동차과에 입학한 임태정씨(28)는 "취업이 막연해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 전기차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 과감히 진학을 결정했다"며 "실습 중심 수업이라 배우는 재미가 있고 졸업 후 바로 현장에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과정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 제작과 성능 평가,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제어까지 다룬다. 한검승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대한민국 유일의 전기차 특화 학과로,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기술 교육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 경쟁력을 갖추도록 맞춤형 실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