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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관행처럼 해 넘겨온 현대제철 임협, 올해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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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9. 18. 16:34

쟁의권 확보 나선 현대제철 노조
임금 인상 두고 입장차 상이
철강 위기 속 노사 타협 필요성 제기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소식을 들은 게 올해 4월이었습니다. 해를 넘겨 8개월 동안 교섭한 끝에 마무리 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9월 현재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의 임단협이 하나 둘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17일 마무리했으며, HD현대중공업은 조합원 최종 투표를 앞뒀고 동국제강은 상반기에 합의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이제 막 협상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올해는 철강업이 유난히 어려운데다가, 현대제철은 미국에 대형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난해보다 더 우려스럽습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19일까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합니다. 과반 이상 찬성해 가결되면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행위 신청 후 합법적 파업권을 갖게 됩니다. 노사는 이미 여러 차례 교섭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파업권 확보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노사는 입장차가 큽니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선 복잡한 배경이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다른 철강사와 달리 모회사인 현대차그룹과 비교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임금협상에서도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그룹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노조 측은 현대차가 어려울 때 적은 성과금으로 고통을 분담했던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현대제철 실적만 갖고 임금을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현대차가 최근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현대제철 노조의 요구 수위도 더욱 높아질 예정입니다. 반면 회사는 최근의 실적 악화를 반영한 임금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철강업계가 상당한 불황을 겪고 있고 현대제철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8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6%나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통과 이후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까지 나서 회사와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로선 대응해야 할 직원도, 요구사항도 늘어난 셈입니다.

어려운 점은 많지만 올해만큼은 협상을 빨리 마무리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철강 고관세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고, 회사는 현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중요한 과제를 차질없이 진행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내부가 시끄러운데 저런 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힘을 모으기란 쉽지 않습니다. 회사가 변화무쌍하고도 험난한 환경을 맞은 지금, 더이상의 노사 대립이 발목을 잡아선 안될 것입니다. 올해는 조금 더 빠른 타결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봅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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