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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중국 진출·가상 오피스 다 안되네”…직방, 4년 연속 적자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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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9. 17. 17:56

지난해 287억원 손실…중국 법인 적자폭 확대 등 영향
스마트홈·가상 오피스 시장서 수익성 개선 난항
올 들어 새 스마트홈 기기 여럿 선보이며 반전 모색
중개협 법정단체화 초읽기…갈등 재확산 가능성 변수
직방
국내 대표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4년째 이어지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업주 안성우 대표가 스마트홈 사업 확장과 중국 시장 진출, 가상 오피스 사업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아직까지 실적 개선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부동산 중개 수요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공인중개사들과의 갈등까지 격화할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직방의 향후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직방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기준 연결 기준 287억원의 적자를 봤다. 2020년 38억원의 흑자에서 2021년 -82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2022년 370억원, 2023년 407억원에 이어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안 대표는 2022년 당시 적자 개선을 위한 돌파구로 스마트홈 사업과 중국 진출을 택했다. 그해 7월 삼성SDS의 홈IoT(사물인터넷) 사업부를 인수하며 도어락·월패드·로비폰 등 하드웨어 중심의 라인업을 확보한 것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서 나아가 주거 생활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인수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아울러 세계 최대 수준의 스마트홈 시장을 보유한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직방 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87억원, 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매출 182억원·순손실 27억원)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고, 적자 폭도 커진 것이다.

같은 해 야심차게 선보인 글로벌 가상오피스 '소마'의 사업 여건이 악화됐다는 점도 직방 입장에선 아쉽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재택근무 확산에 맞춰 출시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다시 사무실 근무 중심으로 업무 문화가 바뀐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직방은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1월 모바일 키 태그 기능을 도입한 도어록 '헤이븐'에 이어 5월에는 얼굴 인식 기반의 AI 로비폰 '알파'를 출시했다. 6월에도 LG헬로비전과 손잡고 스마트홈 렌탈 서비스를 도입해 수요자들의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문 인식 기반 스마트 도어록 '어반'도 선보였다. 기존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구독형 서비스 모델까지 더해 수익 다변화를 꾀한 것이다.

다만 도어록이나 로비폰은 교체 주기가 최장 10년 이상으로 길어 신규 수요를 꾸준히 창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SDS 홈IoT 부문이 직방으로부터 인수되기 전부터 오랜 기간 업계 1위를 지켜온 영역이지만, 현재도 게이트맨·밀레시스텍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버티고 있는 만큼, 직방이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부동산 중개 사업에 대한 외부 변수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중개협)에 법정단체 지위를 부여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 합의로 발의되면서다. 직방을 비롯한 프롭테크 업계가 부동산 중개 수요를 놓고 중개협과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당시 비슷한 법안이 발의된 이후 '직방금지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끝내 무산됐지만, 이번에는 국회 통과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직방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일본, 미주 시장으로 스마트홈 사업을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 손익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4분기에는 AI 기술을 호갱노노 등 자회사 서비스에 접목한 신규 기능을 선보이면서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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