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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인가 앞두고 딥테크 기업에 주목…모험자본 투자처 찾는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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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8. 26. 17:51

中企투자 의무화에 유니콘 선점전략
카이스트와 혁신기업 지원 업무협약
자금조달·IPO 등 재무솔루션 제공
"IB수익 확대·리테일 치중 구조 개선"
삼성증권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반도체·우주 분야의 딥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게 자금조달부터 시작해 운용, 기업공개(IPO) 주관까지 종합 재무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은 삼성증권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발행어음 인가를 앞둔 상황에서 모험자본 투자처를 발굴하는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발행어음 조달액 25% 규모를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한다. 삼성증권으로선 수익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을 미리 찾아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필요가 생긴 셈이다.

업계에선 삼성증권이 그간 부진했던 기업금융(IB) 수익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발행어음 운용을 통한 수익뿐만 아니라 전통 IB 사업으로도 확장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리테일에 치중된 사업 구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주 KAIST 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GCC)와 '초격차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GCC와 교류 중인 기업들에 한해 재무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성장을 지원하게 된다.

삼성증권이 지원하는 기업들은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는 AI, 바이오, 로봇 등 첨단 과학 기반의 원천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을 뜻하며,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만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 배경에는 발행어음 사업이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들은 내년부터 개편된 제도에 따라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 운용 한도액은 2026년 10%로 시작해 2028년 2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된다.

즉 스타트업을 포함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혹은 주식 투자 등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입장에선 유망 기업을 잘 선별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목적이 생긴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법인 토탈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혁신 기업들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성장 단계에 따라 자금조달 및 운용 등을 포괄하는 재무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들어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올해 4분기 중으로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증권업계에선 인가 신청을 함께 한 증권사들(하나·신한·키움·메리츠증권) 중 삼성증권의 인가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하고 있다. 최근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 재판이 무죄로 판결로 나면서, 그간 발목을 잡았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사업자 선정이 현실화될 경우, 수익도 한 층 더 제고될 것으로 관측된다. 발행어음을 통해 운용 수익을 대폭 늘릴 수 있어서다. 여기에 모험자본을 공급한 기업들을 상장으로까지 연계시키는 등 전통 IB 사업 확장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IB 수익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삼성증권의 수익이 경쟁사들 대비 리테일에 치중돼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협약과 발행어음 인가를 계기로 비즈니스 구조 한계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증권의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의 13%에 불과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이 의무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며 "삼성증권이 최근 카이스트와 협약을 맺은 것도 괜찮은 혁신 기업을 모색하고,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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