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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트럼프는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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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8. 26. 03:19

첫 한미정상회담 “피스메이커 역할 꼭 해주길”
“미국 조선·제조업 르네상스에 한국 함께하길”
이트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웃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세계사적인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마주 앉은 양국 정상은 '대북정책'을 공통 키워드로 회담을 시작했다. 경제 이슈로는 조선업을 핵심 고리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노벨평화상 꿈꾸는' 트럼프에 "피스메이커 역할 해달라"
특히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 거기에서 저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의 메인 메뉴는 경제·통상 협력을 아우르는 '동맹 현대화'였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을 꿈꾸는 트럼프 대통령 입맛에 맞춘 '대북 메뉴'를 올린 것이다. 최근 주요국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적 행보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지칭하며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 지도자 중 세계 평화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성과를 낸 건 처음"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상찬(賞讚)을 건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저는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아직도 그렇다"며 "남북관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지도자와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해 "그렇지 않다"면서도 "한국에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했다.

◇李 "조선·제조 르네상스 韓과 함께" 트럼프 "함께 배 만들 것"
한미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조선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공통분모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든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성장·발전해왔고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 또 다른 과학기술 분야까지 확장해 미래형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꿈인데, 조선분야 뿐만 아니라 제조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에서 배를 구매할 것이고, 우리와 함께 배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라고, 미국의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관세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1000억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우린 알래스카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합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알래스카는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꽤 가까운 곳"이라고 말했다.

◇"韓 숙청·혁명 일어나" 회담 전 돌발 발언 던지고 "오해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는 돌발 발언으로 우리측을 긴장케 했다. 앞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선 "한국 새 정부가 악랄하게 교회를 압수수색했다. 심지어 우리 군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입수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 앞에서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도 내란특검이 지난달 오산기지 내 한국 공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고, 내란 상황에 대해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고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가를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3분께 백악관 웨스트윙에 도착했고, 미리 입구에 나와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입장했다. 당초 양국 정상은 12시 15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행사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한미 정상은 12시 43분부터 소인수 회담에 이어 오후 4시까지 확대회담을 이어가며 2시간 넘게 머리를 맞댔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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