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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넣어도 이자… ‘박스피’에 CMA로 몰려가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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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8. 24. 17:54

8월 잔고 93조 육박 '사상 최고'
예금보다 높은 2.5~3%대 이자율
시장 불확실성에 2개월만 4조 늘어
하반기 증시 재반등 전망 '자금예치'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자,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9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변동성 강한 장세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CMA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계좌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파킹형 통장'으로도 불린다.

국내 주식시장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업계에선 CMA를 향한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이 다시 강세로 전환될 경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로 자금이 다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CMA 잔고는 총 92조9271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88조7145억원)과 대비해 4조원 넘게 늘어난 상황이다.

CMA는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MMF·MMW·발행어음형으로 구분되는데, 하반기 동안에는 RP형과 MMW형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각각 상품에 유입된 자금은 38조1789억원, 29조7379억원이다.

CMA 잔고가 최근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국내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다.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로 상반기 동안에만 30% 가까이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 들어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 등이 자리한다.

자금이 CMA로 몰리고 있다는 건, 통상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세 가운데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관망함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CMA에 자금을 예치해 둔 셈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CMA에 단 하루만 자금을 맡겨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이자율은 증권사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5~3% 수준이다. 일반 은행 예금보다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국내 증시가 상반기 급등 이후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선 한동안은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도 유지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CMA 잔고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변동성도 확대됐을 때는, CMA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CMA 잔고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CMA 자금이 결국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만큼, 국내 증시가 다시 강세로 전환될 경우 유입된 자금은 다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 시점을 4분기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먼저 연내 금리인하가 2차례 정도 예상되고 있고, 조만간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산업은행 자본금 확대 법안 등 재정 정책 확대 효과 등에 대한 기대도 상존하고 있다"며 "적어도 9~10월 정도부터는 국내 증시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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