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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병원 떠나는 말레이시아 의사들…공공의료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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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5. 08. 21. 11:56

저임금 및 불안정 계약 때문 이직
공공병원 의료진 업무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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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주(州)의 한 사립병원 내부. 기사 내용과 무관./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말레이시아의 국립병원에서 낮은 급여와 계약직 신분 등의 문제를 이유로 떠나는 의사들이 증가하면서 공공의료 서비스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주클리 아마드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의회 서면 질의 답변에서 "지난해 사직한 의사는 총 386명이며, 이 중 대부분은 민간병원으로 이직했고 12명은 해외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 소아과 전문의가 공공병원을 떠나 민간병원으로 이직하며 월급이 2만 링깃(약 660만원)에서 7만 링깃(약 2300만원)으로 뛰었다는 경험담이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공유돼 화제를 모았다.

민간병원으로 이직하는 의사가 늘면서 국립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공공병원의 환자 대기 시간은 평균 1~2시간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급여와 불안정한 계약 구조가 의사 이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2016년 전국 30여개 의대에서 배출되는 졸업생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의사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약직 제도를 도입했다. 2000년대부터 2012년까지 의대가 급격히 늘면서 졸업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대응하는 조치였다.

말레이시아의사협회(MMA)는 계약직 제도 폐지를 촉구하며 신규 의사를 정규직으로 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3+2+2+4년으로 이어지는 불확실한 계약 구조가 의사의 경력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르윈더 싱 카이라 MMA 회장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정규직 고용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해외나 민간으로 이탈하려는 의사들의 두뇌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클리 장관은 "공공병원에서 민간병원으로의 이직을 막을 수는 없다"며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2023년부터 1만3552명의 계약직 의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매년 평균 약 4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직급인 UD9의 경우 공공서비스 내 최고 수준인 월 급여 5380링깃(약 16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12년 내 UD14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신속 승진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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