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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곳이란 인식 있어야 100년 뒤도 화엄사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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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8. 20. 17:32

주지 우석스님 취임 100일 맞아 기자회견 개최
전임자 덕문스님에 이어 문화포교 힘쓸 것 강조
"긍정적 인식 증가가 넓은 의미로 신도 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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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화엄사 주지 우석스님(가사를 수한 스님).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는 20일 전남 구례 사찰 경내서 우석스님의 교구장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황의중 기자
"화엄사가 1500년 전 역사 속 공간을 남을지, 아니면 전 국민에 사랑받는 사찰이 될지 달렸다. 화엄사가 100년, 200년 뒤에도 남으려면 시줏돈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화엄사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화엄사가 남을 때 화엄사가 지속될 수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 범음료에서 20일 교구장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서 주지 경천 우석스님은 "전통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사찰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화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사로 우석스님은 주지이자 본·말사를 관리하는 교구장이다.

'새로운 변화와 미래로 100년'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석스님은 화엄사를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사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월1회 문화행사 개최, 사찰정원의 체계적 관리, 불교편람 제작, 아웃도어 템플스테이 도입 등을 추진한다. 또한 수행공간으로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안거철 선방에 입실하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이 될 말사를 지정해 운영한다. 일반인을 위한 수행 프로그램 또한 준비한다. 명사 스님들을 초청해서 명상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혼자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도함 등 도구를 배포할 계획이다.

우석스님은 "세계적으로 종교 인구가 줄고 있는데, 이는 종교를 통해 삶의 편안함, 이로움을 얻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문화적 형태를 종교적 공간에 가져오는 것은 이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다"며 화엄사가 문화포교에 매진하는 까닭을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부처님의 법에 따라 살게 하려고 사찰이 존재한다"면서 "그 방식이 반드시 참선과 기도만인 것은 아니다"라며 "문화 행사를 통해 화엄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넓은 의미에서 신도가 늘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엄사는 전임 교구장 덕문스님 때부터 봄에는 홍매화 축제, 여름에는 모기장 음악회, 가을에는 화엄문화제와 요가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6~7월에는 경내 성보박물관과 보제루에서 현대미술가와 무용가들이 연꽃을 매체로 표현한 전시 '연화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면서 우석스님은 "1000년 넘는 역사 속에서 불교가 흥행했던 시절에는 마을에 절이 있었고 스님들이 화랑에게 춤과 노래를 지도했다"며 "대중과 힘들 때 함께하고 그런 정신이 있기 때문에 한국불교가 '힙한 불교'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본다. 우리가 하는 일도 이와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3대 화엄사 교구장에 취임한 우석스님은 종삼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92년 수계했으며,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승가대학 문화재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제14·17·18대 중앙종회의원, 동여수노인복지관장, 화엄사 부주지, 오산 사성암 주지, 여수 향일암 주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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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장 모습. 우석스님은 화엄사에서 소임을 보는 스님들과 배석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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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받고 활짝 웃는 우석스님./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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