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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착각 농후한 中 실질적 기준 금리 LPR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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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8. 20. 16:30

1년물 3.0%, 5년물 3.5%
경기 더 악화 않는다고 본 듯
하지만 착각일 수도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시장의 예상대로 3개월째 동결했다.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인식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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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매체에 실린 만평을 보면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의 구름이 짙게 끼어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런민은행은 그러나 현재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 하에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0%,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5년물 LPR을 3.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지속적으로 나빠지는 양상을 보이던 경기 부양을 위해 LPR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0.25%P씩 인하한 바 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전쟁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지난 5월에는 추가로 각각 0.1%P 내렸다.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런민은행의 이번 결정은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의 동결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시장의 시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한다. 이어 런민은행은 이렇게 취합, 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물론 기준금리가 별도로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당국이 오랜 기간 이를 손대지 않았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에서는 LPR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일부 외신은 이와 관련, "통화 완화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제의 특정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목표 지향적 정책을 선호하는 런민은행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기로 합의해 무역 긴장이 완화됐다. 이로 인해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긴급성도 줄어들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돈이 돌지 않고 있는 이른바 첸황(錢荒·돈맥경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본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이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은 이 분석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중국 경제 당국의 경기를 보는 시각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단정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은 디플레이션 외의 여러 현상에서 확인되고도 있다. 우선 25세 이하의 청년 실업률이 치솟는 현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7월 들어 지난달에 비해 무려 3.3%P나 상승한 17.8%를 기록했다.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 근로자들의 임금이 평균적으로 하락한다거나 대대적인 체불 현상이 나타나는 것 역시 거론해야 한다. 기업 도산 열풍이 부는 현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기준 금리를 동결한 것이 중국 경제 당국의 패착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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