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등과 유물 상호 대여
해외 대여 반대 청원에 4만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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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BFM TV는 19일(현지시간) 노르망디 바이외 자수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바이외 자수의 영국 대여에 반대하는 청원에 약 4만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약 70m 길이의 바이외 자수는 11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는 린넨 천이며 10가지 천연색의 양모 실로 다양한 바느질 기법을 이용해 수놓아졌다.
1066년 노르망디 공작 기욤(윌리엄 1세)이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해 영국을 정복한 사건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다.
바이외 자수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보관돼 왔다. 이 유물이 역사상 원거리로 옮겨진 것은 2차례다. 1803년엔 나폴레옹의 요청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됐으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다시 같은 장소에서 전시됐다.
프랑스 정부가 이를 해외에 대여해주기로 결정한 배경엔 자수 박물관의 휴관 계획이 있다. 바이외 자수 박물관은 내달 1일부터 유지·보수를 위해 2년간 휴관한다.
휴관 기간에 자수는 보존을 위해 임시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프랑스 문화부는 적절한 보관 장소를 물색한 끝에 2018년부터 대여를 희망해온 영국 대영박물관을 선택했다.
대영박물관이 자수를 대여하면 프랑스는 영국 유물 100여점을 노르망디 캉과 루앙 등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프랑스가 대여하는 영국 유물엔 대영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서튼 후' 유물도 포함됐다. 영국에서 발견된 7세기 앵글로색슨 왕족의 무덤과 그 부장품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문화부의 결정이 예술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예술 사학자 디디에 뤼크네흐는 "1000년 넘은 바이외 자수는 수만개의 얼룩과 수천개의 구멍이 있어 장거리 이동에 취약하다"며 "자수는 찢어질 위험이 상당히 크고 한 번 찢어지면 복구가 불가하다"고 반대 청원을 냈고 이에 4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대영박물관은 "우리 박물관은 자수 분야의 보존 및 수집 관리팀이 따로 있어 오래된 자수 문화재를 다루는 데 충분한 역량이 있다"며 우려를 불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