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주 등 정책훈풍 속 매수세
주주환원 기대감에 지주사株도 급등
전문가 "주가 과열 옥석 가리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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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총 42개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1일에 2개였던 것과 비교해 2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예측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보다 높게 설정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재 주가가 이 목표선을 넘어섰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재 주가와 평균 목표가 간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스퀘어로 나타났다. 1일 종가는 18만5000원으로, 평균 목표주가(12만9750원) 대비 29.86% 높은 수준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효성중공업, 한화, HD현대인프라코어, 키움증권,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풍산, LG씨엔에스 등도 최근 주가가 폭등하며 평균 목표주가와의 괴리율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정책 수혜 기대감이나 산업 내 호재에 따른 테마주 성격이 강하다. 특히 새 정부가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에 불을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분야별로는 증권·보험주가 대표적인 강세 업종으로 떠올랐다. 수차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상법 개정안이 급물살을 타고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게 되면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일 2만1650원으로 마감하며 평균 목표주가 대비 25.21% 높은 괴리율을 기록했고, 키움증권의 종가는 23만4500원으로 목표주가 평균치를 17.70% 웃돌았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목표주가를 초과했다.
보험주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종목의 주가가 평균 목표주가를 초과했다.
지주사 관련주도 주주환원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였다. SK스퀘어 외에도 한화, LS 등이 대표 사례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SK스퀘어가 지배력으로 보나 주주환원 확대 여력으로 보나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풍산, 현대로템 등 방산주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종가 5만8300원으로 목표가(4만8000원) 대비 17.67% 상승했고, LIG넥스원은 53만8000원으로 목표가(46만7722원)를 13.06% 초과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등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 급증 속에 급등세를 보였다. 카카오페이의 1일 종가는 7만6700원으로 평균 목표주가(5만6700원) 대비 26.08% 높은 수준이다. 단기 급등 후 한국거래소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면서 한때 급락하기도 했다. 카카오 역시 평균 목표가(5만6800원)를 상회한 6만100원으로 마감했다.
다수 기업들이 목표가를 상회하는 등 주가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산업 업황 등에 따라 종목별로 선별적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옥석 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현상을 단기 수급 왜곡보다는 구조적인 체질 변화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시장 전반의 평가 기준 자체가 재편되며 증시가 상향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강세장 전환기에는 실적보다 기대가 주가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적으로는 괴리율이 커 보일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재평가받는 과정이라면 오히려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