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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길 속 사람 대신 로봇이 들어가”…무인 기술, 소방 현장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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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5. 29. 14:23

2025 국제소방안전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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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1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 소방청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공동 개발한 차량형 무인 소방 로봇이 방수 시연을 하고있다다. 이 로봇은 올해 11월부터 현장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김남형 기자
운전자 없는 차량 한 대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차량 양 옆에서 뿜어져 나온 미세 물입자들이 공기 중에 퍼지며 주변을 희뿌옇게 덮었다. 이윽고 직선으로 물줄기가 수십 미터 너머 화재 대상까지 물줄기가 뻗어나갔다.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야외 시연장에서 처음 공개된 무인 소방로봇은 소방청과 현대차그룹이 공동 개발한 장비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개조한 차량으로 사람 대신 접근이 어려운 화재 현장에 먼저 투입돼 영상을 전송하고 내부 온도와 구조를 파악해 구조대원의 진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의연 현대로템 방산글로벌영업팀 책임매니저는 "위험한 상황에서 소방관의 판단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이 장비의 핵심 역할"이라며 "장비 자체가 화재를 진압하기 보다는 진입 전 현장 상황을 미리 파악해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비는 길이 3.1m, 폭 2.0m, 높이 1.9m의 크기에, 분당 약 3톤의 물을 최대 100m까지 분사할 수 있는 고압 방수포를 탑재했다.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2대를 통해 열원을 자동 감지해 방수 방향을 조정하며 65㎜ 고압 릴호스를 통해 소방차와 연계된다. 고온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특수 타이어가 탑재됐으며 자체 냉각 분사 시스템도 장착돼 외부 온도를 50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 장비 1대당 가격은 약 23억원 수준으로 현대로템은 올해 11월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 특수구조대에 이 장비를 무상으로 1대씩 총 4대 제공할 계획이다.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은 "내년에 실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4개 권역 특수구조대에서 시범운용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예산을 들여 각 지역본부별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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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자동차가 공개한 산불진화용 소방차/소방청
세화자동차는 군용 차량 기반의 산불진화용 특수차를 선보였다. 고강도 차체에 회전식 방수포, 고압 펌프, 방수탱크를 갖췄으며 급경사 산악지형이나 농로, 사방지 등 일반 소방차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 45도 경사로를 오를 수 있는 구동력과 험지 특화 타이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저중심 설계가 적용됐다.

박성흠 세화자동차 부사장은 "초기 진입 속도가 산불 대응의 핵심인 만큼 고지대나 비포장도로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기존 수입산 장비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산림청 등과 실증사업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21회를 맞은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30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국내외 30개국 427개 기관·단체가 참가했고, 1521개 부스 규모로 구성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러진다. 소방청은 올해 약 6만5000명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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