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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야외 시연장에서 처음 공개된 무인 소방로봇은 소방청과 현대차그룹이 공동 개발한 장비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개조한 차량으로 사람 대신 접근이 어려운 화재 현장에 먼저 투입돼 영상을 전송하고 내부 온도와 구조를 파악해 구조대원의 진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의연 현대로템 방산글로벌영업팀 책임매니저는 "위험한 상황에서 소방관의 판단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이 장비의 핵심 역할"이라며 "장비 자체가 화재를 진압하기 보다는 진입 전 현장 상황을 미리 파악해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비는 길이 3.1m, 폭 2.0m, 높이 1.9m의 크기에, 분당 약 3톤의 물을 최대 100m까지 분사할 수 있는 고압 방수포를 탑재했다.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2대를 통해 열원을 자동 감지해 방수 방향을 조정하며 65㎜ 고압 릴호스를 통해 소방차와 연계된다. 고온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특수 타이어가 탑재됐으며 자체 냉각 분사 시스템도 장착돼 외부 온도를 50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 장비 1대당 가격은 약 23억원 수준으로 현대로템은 올해 11월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 특수구조대에 이 장비를 무상으로 1대씩 총 4대 제공할 계획이다.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은 "내년에 실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4개 권역 특수구조대에서 시범운용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예산을 들여 각 지역본부별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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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흠 세화자동차 부사장은 "초기 진입 속도가 산불 대응의 핵심인 만큼 고지대나 비포장도로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기존 수입산 장비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산림청 등과 실증사업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21회를 맞은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30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국내외 30개국 427개 기관·단체가 참가했고, 1521개 부스 규모로 구성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러진다. 소방청은 올해 약 6만5000명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