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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경남 양산워터파크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2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당선 시 정치보복을 예상한다'는 응답이 53%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 29%를 거의 두 배 앞섰다. 보수층의 81%, 국민의힘 지지층의 9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층의 95%가 정치보복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유동층에서도 정치보복을 할 것이라는 응답이 61%에 달했고, 심지어 이 후보 고정 지지층에서도 20%는 보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경기 화성 동탄 유세에서 "정적의 뒤를 파고 다니는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며 집권 후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했다. 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이 후보는 정치 보복과 관련해 "(제가) 많이 당했으니 똑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데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런 발언들을 국민들은 믿지 않고 있다는 게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무엇보다 그동안 이 후보가 보인 잦은 말 바꾸기 등 '언행 불일치' 탓일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단장은 22일 "이재명 후보는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는 어록을 남겼다"라며 "'정치보복이 없다고 했더니 정말인 줄 안다'고 비웃고 있을 모습이 이재명의 진짜 얼굴"이라고 직격했다. 최근 '검찰 2인자'로 꼽히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중앙지검 핵심간부인 조상원 4차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도 보복을 염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심지어 항간에는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12가지 범죄의혹을 수사한 검사 150여 명이 모두 보복 대상이라는 흉흉한 말까지 나돈다.
최근 불교 조계종 총무원을 찾은 이 후보에게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주역과 도덕경에 나오는 '물극필반(物極必反)'과 '화광동진(和光同塵)'의 가르침을 들어 "먼지까지 포섭하는 빛처럼 모두를 포용하는 덕장(德將)이 되시라"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정치보복은 없다'는 것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