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강도와 스케일 모두 전작들에 비해 ↑
장면마다 너무 길어 지루해지는 단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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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관객들과 만나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시리즈의 여덟 번째 작품이다. 부제에 삽입된 '파이널'이란 단어가 의미하듯, 무려 2시간 50분에 이르는 방대한 러닝타임으로 주요 사건과 등장 인물 등 지난 30여년의 발자취를 총정리한다.
일례로 1996년 개봉했던 1편에서 미인계 전문 IMF 팀원 '클레어'(엠마뉴엘 베아르)가 약물을 탄 커피를 마시고 구토 증세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에단'의 정보원 명단 입수를 도운 뒤 알래스카 한직으로 쫓겨났던 CIA 요원 '던로'(롤프 색슨)가 깜짝 등장한다. 또 끝까지 실체가 모호하게 처리됐던 3편의 '토끼발'이 생물학 무기였으며, 이로 인해 '엔티티'가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곁들여진다.
따라서 1편부터 2년전 공개됐던 7편 '…데드 레코닝 PART ONE'까지 꼼꼼하게 모두 몇 번이고 되풀이해 챙겨봤던 열성팬이라면 재미가 배가될 것이고, 반대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저게 뭐지' 싶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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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파이널 레코닝'의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으로 이 같은 액션에서 비롯된다. 극한의 리얼 액션을 마음껏 가감없이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시퀀스마다 너무 길어지는 탓에, 나중으로 갈수록 지루해지고 심드렁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액션에 모든 방점이 찍히는 과정에서 유머가 줄어들고 비장한 기운이 더욱 진해진 극의 분위기 역시 완급 조절을 방해한다. 1편에서 동료들을 모두 잃고 나서 시리즈 내내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에단'이 팀원과 인류의 생존 사이에서 겪는 고민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었을텐데, 긴 상영 시간과 맞물려 보는 이들을 조금 지치게 한다.
또 인류를 멸망 위기로 몰아넣는 '엔티티'가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쉽다. '스카이넷'이란 이름의 인공지능을 일찌감치 인간의 주적으로 설정했던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떠올린다면 다소 식상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영화 감상이 일반화된 요즘, 꽤 비싼 관람료를 내고 극장에서 볼 만한 가치는 비교적 충분해 보인다. 여러 단점이 있더라도 매번 죽음을 불사하는 듯한 크루즈의 열정 하나 만큼은 큰 스크린으로 만끽해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빼 놓고 넘어갈 뻔했다. 알려졌던 것처럼 '…파이널 레코닝'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지와 관련해 지난 8일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크루즈는 즉답을 피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그가 자신이 홀로 일구다시피 한 커리어의 주요 페이지를 이대로 접을까. 아마도 몇 년후 '빰 빰 빰빰'과 함께 돌아올 듯 싶다.